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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라면 수출 10억달러, K푸드 열풍 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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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이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 9억52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2억1000만달러), 미국(1억8000만달러), 네덜란드(7600만달러), 일본(5100만달러) 순이다. 미국과 유럽의 관문 네덜란드에선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와 57%나 늘었다. 먹을 것 없던 1960년대 미군 부대 잔반으로 끓인 꿀꿀이죽을 대신하기 위해 일본 기술을 빌려 만든 한국 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라면 열풍은 K콘텐츠 덕을 많이 봤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SNS에서 한국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소비가 늘었다. 2020년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와 가수 BTS 멤버들의 불닦볶음면 먹는 영상이 대표적이다. 요즘엔 한강 변에 앉아 먹는 ‘한강 라면’까지 화제다. 한국 문화가 ‘힙하게(멋지고 새롭게)’ 인식된 덕분이다. 고물가에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도 라면 돌풍의 요인이다. 오랜 기간 신제품 개발과 함께 꾸준히 해외시장을 두드린 식품업체들의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라면이 인기를 끌자 라면의 원조인 일본 닛신은 지난해 불닦볶음면을 베낀 ‘짝퉁 라면’을 내놨다. 인도네시아 라면 1위 업체는 지난달 걸그룹 뉴진스를 모델로 내세워 제품 포장에 ‘한국 라면’ 네 글자가 박힌 한국식 라면을 출시했다. 라면의 영문 표기도 일본식 ‘라멘(Ramen)’이 아니라 한국식 ‘라면(Ramyeon)’으로 했다.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K푸드의 인기는 라면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만두 수출도 6652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김, 김치, 과자, 쌀 가공식품도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K푸드 열풍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반도체, 자동차 등 K제조업처럼 세계시장에 확고히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혁신과 투자, 마케팅이 적절히 결합되면 결코 꿈같은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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