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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 대통령, 국정 쇄신 서둘러야 외교·안보 격랑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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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논란과 명태균 녹취록 파문 등 연이어 터진 악재로 정국이 혼란에 휩싸였다. 국정 총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 쇄신 메시지가 불가피하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달 중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국민과의 소통 기회를 어떤 형태로든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쇄신책으로는 개각 포함 참모진 교체, 김 여사 대외활동 축소, 제2부속실 출범 등이 거론된다. 다만 이달 중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일정을 감안할 때 시점은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도는 10일 전후가 아니라 이달 말쯤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엄중하고 긴박한 국내외 위기 상황을 감안할 때 미룰 일이 아니다.

한반도에는 외교·안보 ‘복합 쓰나미’가 불어닥치고 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최전선에 집결 중이다. 북한은 실전 경험을 통해 현대전에 필요한 전투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파병 대가로 핵과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안보 지형에 치명적인 위협이다. 당장 이번주 미국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외교·경제 정책에 급변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윤석열·바이든·기시다 체제에서 급속한 진전을 이룬 한·미·일 3국 협력 체제가 후퇴하거나, 바이든 정부가 약속한 핵우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당면한 문제 모두 우방국 협력은 물론 여권의 단합과 야당의 협조가 필수인데, 국내 정치에서 동력이 떨어진다면 힘을 받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 야권은 지난 주말 장외 투쟁을 시작으로 대여 공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주요 고비 때마다 민심 수습 기회를 놓쳐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는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백 수수와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논란 때도 사과할 건 사과하고 조속히 매듭지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사태 후 지지율이 추락하자 쇄신 카드로 상황을 반전시킨 사례가 있다. 윤 정부도 비상한 각오로 국정 쇄신을 통해 꽉 막힌 정국을 뚫고, 분란을 수습해 다가오는 외교·안보 격랑에 대비해야 한다. 골든타임이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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