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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케트배터리' 잘 나가더니 2조클럽 눈앞에 둔 이 회사 [최형창의 中企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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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배터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전기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내연기관차 시스템 운용에 쓰이는 납축전지다. 전기차 바람이 불면서 리튬이온배터리가 주목받을 때 조용히 내실을 다지며 역량을 끌어올린 납축전지 회사가 있다. 국내 축전지 업계 1위인 세방전지다. ‘로케트배터리’로 잘 알려진 세방전지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열풍 속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역삼동 세방전지 본사에서 만난 김대웅 대표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동력 공급을 위해 고전압 리튬전지를 사용하지만 전장 시스템 운용에 여전히 12V 납축전지를 보조 전원으로 쓴다”며 “두 자동차 시장이 성장할수록 리튬전지와 납축전지의 상호 보완적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종류의 차가 성장하더라도 함께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셈이다.
BMW, 폭스바겐 등 '엄지 척'
세방전지의 대표 제품인 납축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2차전지다. 안정성이 뛰어나 은행, 병원, 발전소 등에서도 비상 전원용으로 사용된다. 세방전지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국내 1위일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6~8위권에 속한다. BMW 폭스바겐, 볼보 등과는 오랜 기간 신뢰관계를 쌓아오고 있다.

특히 최근 효자 노릇을 하는 배터리는 하이브리드차에 들어가는 AGM(흡수력 있고 잘 빨아들이는 유리섬유 매트)이다. 이 배터리는 일반 차량용보다 수명이 세 배 길고, 자동차가 충돌하더라도 액이 새어 나오지 않게 설계된 고가 제품으로 분류된다. 김 대표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보조용 전원까지 끌어 쓸 때가 있기 때문에 수명이 긴 전지를 요구한다”며 “국내에서 가장 먼저 생산했을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 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그 덕분에 올해 상반기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9862억원, 영업이익은 1050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영업이익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리튬전지와 납축전지 모두 잘나가는 회사로
배터리 불모지였던 나라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엔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이 있다. 세방전지는 초기에 일본 배터리 회사인 지에스유아사의 도움을 받았다. 지에스유아사가 일부 지분을 보유한 만큼 1990년대 중반까지 기술을 전수해주는 주재관이 일본에서 파견 나와 있었다. 김 대표는 "일본에선 이미 20년이 지난 기술을 가르쳐줬지 핵심 기술 전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후 세방전지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기술을 어깨너머로 배우고 자체 R&D 투자를 거듭했고, 이제는 글로벌 최고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발전했다.

세방전지는 자회사 세방리튬배터리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셀, 모듈, 팩 순서의 공정을 거치는데 세방리튬배터리는 이 중 모듈 제조를 담당한다. 김 대표는 “세방전지가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리튬배터리 제조를 위한 최첨단 설비를 광주공장에 도입했다”며 “2년 전 전기트럭용 배터리모듈에 적용했고, 현대자동차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모듈도 올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세방전지는 1952년 설립된 해군기술연구소가 모태다. 1978년 세방그룹이 인수했고, 지금은 주요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1990년 엔지니어로 입사한 김 대표는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납축전지와 리튬전지의 균형을 잘 잡아서 글로벌 배터리 업계를 주도하는 회사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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