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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부터 마약까지…탑·곽도원, 논란의 배우들 돌아온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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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친' 배우들이 온다. 오는 12월 음주운전부터 마약까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스타들이 복귀에 나선다.

사전 제작이 일반화되는 요즘 주연배우들이 사건, 사고를 일으켜도 중도 하차나 배우 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앞서 지난 10월 개봉한 '보통의 가족'에는 사생활 논란으로 오랜 공백기 끝에 스크린에 복귀한 장동건이 출연했다. 하지만 세간의 반응은 다소 냉담했다. 성시경의 유튜브에 출연해 '큰 단점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는 이유로 댓글에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처럼 '주연 리스크'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스타들이 출연한 작품들이 줄이어 개봉 혹은 공개될 예정이다.

전 세계가 기다려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는 12월 26일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1일 공개된 예고편에는 화려한 보라색 머리에 이어커프를 한 탑의 모습이 최초 공개됐다. 그는 은퇴한 아이돌 역을 연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탑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장면에 등장한다. 움직이면 사망하는 무시무시한 게임에서 탑은 눈썹을 씰룩이며 한 여성 참가자에게 "너한테 벌이 앉았어"라고 말했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탑의 연기를 본 네티즌들은 "탑이 나와? 제정신인가", "이슈를 위해서였을까. 덕분에 보고 싶지 않아졌다", "비도덕적인 연예인을 소비하고 싶지 않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탑은 2017년 입대 후 마약 투약 혐의로 군 복무 중 재판받았고,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2000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강제 전역해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도 다른 요원들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휴가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전역 후 이렇다 할 활동하지 않았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물이나 풍경 사진 등을 게재하며 소통을 이어왔던 탑은 2019년 10월 "자숙해라. 인스타그램도 하지 말고, 복귀도 하지 말아라"라는 댓글에 "네! 하느님! 저도 할 생각 없습니다. 동물 사진이나 보세요"라며 사실상 은퇴 의지를 내비쳤다.

탑은 지난해 '빅뱅을 떠난 거냐'는 팬의 질문에 '저는 이미 탈퇴했다'고 답했다. 자신을 '빅뱅 탑'으로 소개한 기사를 캡처해 올리며 '빅뱅' 부분에 엑스자(X)를 긋기도 했다.

이정재, 이병헌과의 인연 때문에 "꽂아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에 이정재 측은 즉각 "탑과는 최근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오징어게임2'에는 탑뿐만 아니라 성범죄 의혹을 받았던 오달수도 출연한다. 배역과 분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달수는 2018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벌어졌을 당시, 성범죄 의혹에 휘말렸다. 첫 주장이 나왔을 당시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오달수는 이어 피해자가 JTBC '뉴스룸'을 통해 피해 사실을 밝히자 "최근 일어난 일련의 일들은 모두 나의 잘못"이라며 "전부 내 탓이고, 나의 책임"이라며 활동을 중단했다.

최근 그는 영화 '오후 네시'를 통해 스크린에 먼저 복귀했지만 작품은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곽도원은 오는 12월 극장 개봉하는 영화 '소방관'으로 돌아온다. 이 작품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로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맡았다.

'소방관'은 2020년 크랭크업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개봉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빛을 보게 됐다.

곽도원은 2022년 9월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의 한 주점 주차장에서부터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의 한 도로에 이르기까지 약 10㎞ 구간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4년만에 개봉되는 '소방관'의 제작보고회가 오는 8일 열리지만 곽도원은 행사에 불참할 예정이다. 출연자 리스트엔 주원 다음 곽도원이 두 번째로 위치해 있지만 선공개된 스틸컷에도 곽도원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곽도원에게 쏠리는 관심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관'이 개봉함에 따라 곽도원 이슈 때문에 촬영을 마쳐놓고도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 역시 공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12월 4일 공개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엔 배성우가 출연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신작 '조명가게'는 강풀 작가의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 시리즈의 5번째 작품이자 누적 조회수 1.5억 뷰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배우 김희원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배우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배성우, 이정은 등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배성우는 2020년 11월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한 거리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배성우는 지인과 술을 마신 후 운전했고,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재판부는 약식 기소된 배성우에게 벌금 700만 원을 명령했다.

그는 음주운전 여파로 출연 중이던 드라마에서 하차했고, 사건 전 촬영한 영화 '1947보스톤'은 2023년 추석 때 개봉했으나 처참하게 깨졌다. 이후 올해 공개된 '더에이트쇼'를 통해 공식 석상에 나서며 복귀했다.

배성우는 '더 에이트쇼' 제작발표회에서 "개인적인 문제로 함께 작업한 분들께 폐를 끼치는 상황에 대해 조심스러웠다"며 "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으로 함께한 작품이라 제가 누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덜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시리즈를 통해 장애가 있는 캐릭터인 '1층' 역을 맡아 연기적으론 호평받았으나 대중의 날 선 시선은 여전했다. '조명가게'를 통해서도 연기력으로 대중을 설득할 지 관심이다.

과거에는 국민정서상 도덕적으로 지탄받는 논란을 일으킨 배우를 방송에서 통편집하는 게 맞았고, 그게 가능했다. 하지만 사전제작이 일반화된 요즘 작품 공개일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리스크를 안고 공개를 감행하는 선택지뿐이다.

최근 드라마 제작비가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배우 한 명의 일탈이 작품 전체에 미치는 피해는 단순한 위약금으로는 보상하기 어렵다. 완성된 작품이 공개되지 못하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므로, 제작사들은 고심 끝에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최소한으로 편집해 최대한 늦춰 공개하는 방법밖엔 없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플랫폼의 영역이 지속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큰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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