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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신형 ICBM 도발…美 핵우산만 쳐다볼 상황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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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어제 고각(高角)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여러 면에서 경각심을 부른다. 정점 고도(7000㎞ 이상)와 비행시간(약 86분)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이다. 정상 각도라면 지난해 12월 발사한 화성-18형의 1만5000㎞보다 사거리가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전역 타격이 가능한 신형 고체 추진 ICBM일 가능성이 높고, 관련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받았을 것으로 보여 우려를 키운다.

북한의 의도를 두고 파병 규탄에 대한 무력시위, 미국 대선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실패를 부각해 김정은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만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속셈이 무엇이든 북한의 진전된 미사일 기술 수준을 확인한 만큼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북한이 이번에 다탄두 실험을 했다면 요격이 매우 어렵다. 러시아의 도움을 받은 정찰위성 발사와 7차 핵실험도 임박했다. 핵 추진 가능성이 있는 대형 잠수함도 건조하고 있다. 우리 주요 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초대형 방사포와 전술핵 탑재용 단·중거리 미사일도 잇달아 선보였다. 고성능 정찰위성까지 확보하면 선제 타격 능력이 한층 높아져 막기 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한 비핵화’ 문구를 삭제한 것은 단기간에 달성이 힘든 현실을 반영했다지만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윤석열 정부와 미국 조 바이든 정부 들어 핵우산이 두터워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정세를 감안하면 언제까지 핵우산에만 기대야 하는지 고민할 때가 됐다. 북핵 용인설까지 나온 트럼프 후보의 당선 땐 핵우산 약화가 걱정된다. 북핵 억지를 위한 핵 잠재력을 갖추고, 핵 잠수함 개발을 위해 조속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 조현동 주미대사도 필요성을 인정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시나리오부터 짜기 바란다. 정부가 발표한 북한 미사일 관련 물품의 수출 제재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국제 공조를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북한 미사일과 장사정포를 막기 위한 한국형 아이언돔 조기 배치와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확충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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