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영업손실 500억 육박
기업 경쟁력 강화로 흑자전환
“수도권 매장 출점 지속
온라인 가구 브랜드 영업 강화
별도 영업익 10% 이상 배당 검토”
올해 영업이익 215억 전망
주가는 고점 대비 30% 하락
흥국증권 목표가 1만1000원
지난 5월 호실적 기대감에 연중 최고가(5월 21일 1만1800원)를 기록하고는 주가가 내리막길이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급감해 개인 투자자들의 한탄만 나오는 종목이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9일 1735억원) 708위 현대리바트 이야기다.
이 회사는 1999년 설립돼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무용·빌트인 가구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토털 인테리어 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가구 및 인테리어 제품 제조 및 판매다. 미국의 금리 인하(연 4.75%)에도 아파트 분양 시장은 얼어붙었고 내수 침체로 인테리어 수요가 예전만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6개월 만에 주가 28.39% 하락 … “올 영업이익 215억, 흑자전환”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8450원. 6개월 만에 28.39% 하락했다. 당시 고점에서 1억원을 투자했다면 현재 평가금액은 약 7200만원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현 주가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4500원) 2잔 가격도 안 된다. 믿을 건 실적뿐이라 했나. 긍정적인 건 2년간 478억원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2022년과 2023년 영업손실이 각각 279억원과 199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 150억원의 영업 흑자를 거뒀다. 흥국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215억원, 내년 영업이익 292억원을 전망했다.
최근 5년간 매출은 고공행진이다. 2019년 매출 1조2376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조5857억원으로 28.13% 증가했다. 지난해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가구 63.9%, B2B 사업 36.1%였다. 가구 부문에선 리빙·‘집테리어’가 30.8%, 빌트인·오피스·원자재 등이 69.2%를 차지했다. 집테리어는 주방가구·욕실·창호·바닥재·벽지 등 현대리바트의 모든 인테리어 제품에 대한 상담부터 공간 컨설팅, 구매, 시공, AS까지 원스톱으로 제공되는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다.
3분기 매출 4541억원(전년 대비 14.5% 증가), 영업이익 98억원(681.9%)으로 실적 정상화 중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주택 매매 거래량이 회복되며 빌트인 가구 공급 물량이 늘고 있고 B2C 인테리어 수요도 확대되면서 실적 호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흥국증권은 올해 매출 1조7047억원을 예상했다.
호실적 예고에도 건설주에 속해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기업 경쟁력 강화로 승부수를 띄운다. 9일 회사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은 B2C 사업이다”며 “현대백화점그룹 편입(2012년 2월) 이후 고객 접점(영업망)을 확대하고 자사몰 콘텐츠를 강화해 B2C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브랜드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리바트 토털 신규 매장을 계속 열 예정인데 백화점과 아울렛 등 프리미엄 유통 시설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부터 공식 온라인몰 ‘리바트몰’ 내에 중고가구 거래 전문 플랫폼 ‘오구가구’ 해외가구 전문관 ‘세계가구관’ 수제 가구·공예품 전문과 ‘리바트 공방’ 등을 연이어 내놨다”고 말했다. 리바트몰 콘텐츠 강화에 힘을 쏟은 것은 다양한 전문관을 통해 제품에 관한 자세한 정보와 스토리텔링을 함께 전달함으로써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동시에 제품 경쟁력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운영 중인 전문관 내 콘텐츠를 지속 강화하고 차별화된 전문관도 계속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고객 만족도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브랜드 고급화를 위해 업계 최초로 3년 무상 AS 정책을 도입해 서비스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며 “통상 1~2년 수준인 소비재 시장에서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졌다”고 자평했다.
“하이엔드 주방가구 브랜드 발쿠치네 등 공격 영업”
그는 “우린 공간의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나아가려 한다”며 “인테리어 분야에서 욕실, 창호, 벽지 등으로 토탈 인테리어 제품군을 지속 확대하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의 형태도 다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용 가구에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신제품을 계속 내놓고 미국 프리미엄 키친웨어 브랜드 ‘윌리엄스소노마’, 하이엔드 주방가구 브랜드 ‘발쿠치네’ 등 특색 있는 글로벌 브랜드도 계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총 주식 수는 2053만5282주로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분 41.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자사주 2.05%, 외국인 3%대로 유통 물량은 50%가 조금 넘는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90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 유형자산 2964억원으로 이를 합치면 시가총액의 2배 가까이 된다. 부채비율 120.23%, 자본유보율 1924.56%다.
주가 부진에 부양책을 묻자 “실적 정상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실적 턴어라운드 시 지난 2월 7일 발표한 배당정책(별도 영업이익의 10% 이상 배당 지향)에 따라 배당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3월 윤기철 CEO와 강민수 전 CFO가 각각 2만주, 1만주의 주식을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신영증권 “올해 역대 최고 실적 예상” … 흥국증권 목표가 1만1000원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빌트인 가구의 폭발적인 매출 증가로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이 예상된다”며 투자 의견 ‘매수’를 외쳤다. 박 연구원은 “올해 빌트인 가구 매출은 전년 대비 44% 이상 성장한 5400억원 기대되고, 대외환경 악화에도 B2C 가구 매출 상승세에 주목한다”고 했다. 그는 “상반기 누적 기준 B2C 가구는 5.1%(전년 대비), 가정용 가구 4.9%, 집테리어 6.8% 성장했다”며 “가정용 가구에서는 오프라인 매출이 17.3% 늘고 온라인 매출이 14.6% 줄어든 게 눈에 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온라인 채널에 대한 전략적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작년 신규 TV 광고를 통해 브랜딩 고급화에 집중하고 마이스터랩, 커스터마이징, 공방 등 제품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온라인은 판매 채널 비중보다는 고객 경험과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유도해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는데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익이 미진한 온라인 채널은 과감히 줄이고 제품 고급화와 리브랜딩 전략을 통해 오프라인 고객 매출에 집중하며, 이 또한 공격적인 출점 방식이 아닌 플래그십 스토어 대형화와 계열사 전략적 입점을 통해 과도한 비용 지출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테리어도 새롭게 바스와 건자재가 추가되면서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고, 2020년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한 용산SWC의 경우 집테리어의 주방용 가구 제작 전용 라인이 있는 만큼 집테리어 매출이 커질 수록 영업 레버리지 효과는 두드러질 것이다”고 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집에 대한 모든 것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브랜드로 주방, 바스(욕실), 건자재, 수입 홈퍼니싱과 공방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생활공간 전반을 제안하는 토털 인테리어 기업으로 진정성 있게 나아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1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30.18% 상승 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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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