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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왕국' 찾아 스위스 그라우뷘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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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의 산봉우리, 1038개의 호수 위에 흰 눈이 내려앉는다. 사방 어디를 봐도 끝없이 설원이 펼쳐진다. 그야말로 '겨울 왕국'을 연상케 하는 장면은 바로 스위스 그라우뷘덴의 겨울 풍경이다.

그라우뷘덴은 스위스 최동단 지역으로, 동부 알프스의 최고봉인 피츠 베르니나가 이곳에 있다. 장엄한 자연경관은 물론, 국경 지역 특유의 문화적 다양성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리히텐슈타인과 맞닿아 있는 덕분에 스위스 독일어·로만어·이탈리아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덕분이다.

접근성도 뛰어나다. 한국에서는 대한항공·스위스항공의 취리히 직항편을 이용한 뒤, 2시간여를 이동하면 된다. 유럽에서는 뮌헨, 밀라노에서 차로 2시간이면 닿는다.



다보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의 개최지로 우리에게 친숙한 곳. 해발 1천560m에 위치해 '유럽에서 가장 높은 도시'로 꼽힌다. 장엄한 빙하 계곡과 잔잔한 알프스 호수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여름에는 하이킹과 산악자전거를, 겨울에는 스키 등 동계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기에 좋다.

소설가들과도 인연이 깊어 문학 팬이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토마스 만은 바로 이곳에서 <마의 산>을 구상하고, 소설의 배경으로 삼았다. '셜록 홈스' 시리즈를 쓴 코난 도일은 이곳부터 스키를 타고 알프스산맥을 넘어가기도 했다. 이후 이때의 경험을 잡지에 기고했는데, 덕분에 영국에 '스키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바트 라가츠
럭셔리한 겨울 휴양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바트 라가츠가 제격이다. 그라우뷘덴 피촐 산기슭, 생갈렌 라인 계곡에 자리한 스파 리조트다. 13세기 수도사들이 이곳에서 온천을 발견했고, 이를 중심으로 리조트가 세워졌다. 애니메이션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도 이곳에서 휴양하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리조트는 현대적인 웰니스 시설, 고급 호텔, 두 개의 골프장과 스파 등을 갖췄다. 이곳의 온천물은 치유의 효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니 심신의 웰빙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떠나보자.


쿠어
그라우뷘덴의 주도이자, 스위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 5000년 전 형성된 덕분에 중세의 건축적·문화적인 유산을 느낄 수 있다. 스위스에서 가장 많은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으로,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신선한 와인을 시음할 수도 있다.

영화 <에일리언> 시리즈의 비주얼 세계관을 탄생시킨 H.R. 기거가 만든 '기거바' 역시 꼭 들러볼 만한 명소.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독창적인 그의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베르니나 특급 열차가 출발하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쿠어에서 출발해 세계문화유산 구간을 지나 티라노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가장 인기가 높은 노선이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을 두 차례나 개최한 스위스 최고의 겨울 휴양지. 해발 1856m의 높은 고도에도 맑고 화창한 날씨를 자랑한다. 스키, 봅슬레이, 컬링 등 다양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 스포츠 마니아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세계 최초로 전깃불 점화(1878년), 알프스 최초의 골프 토너먼트 개최(1889년), 스위스 최초의 스키 리프트 운영(1935년) 등 역사적인 기록을 가진 지역이기도 하다.

전 세계 셀럽들이 찾아오는 럭셔리 리조트 타운은 또 하나의 명소다. 이중 바두르트 팰리스 호텔은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이 즐겨 찾았던 곳. 그는 여러 차례 이곳을 찾아 마스터피스를 구상하고는 했다. 영화 <새>의 영감을 얻은 곳도 바로 이 호텔이다.

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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