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30일 17: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주관 증권사가 최대 100억원의 수수료 이익을 올릴 예정이다. 청약 미달 주식 인수를 약속하지도 않고도 돈방석에 앉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주관사를 시작으로 유상증자까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의 '우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이번 고려아연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수수료로 약 100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은 모집주선수수료로 70억5100만원을 책정했다. 기본주선수수료와 추가주선수수료를 합친 수수료다.
고려아연은 기본주선수수료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에 33억원을 지급하고, 납입 청약대금의 15bp를 추가주선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했다. 증자 대금이 전부 청약될 경우 두 증권사는 37억5000만원을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다.
여기에 2조5000억원을 넘어서 초과 청약이 발생했을 때 성과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 초과 청약 1주당 발행가액의 0.2%를 지급할 예정이다. 성과수수료 한도는 29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모두 합한 주관 수수료는 99억5000만원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이번 일반공모 유상증자로 실권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아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하는 것이 관행이다. 하지만 공모 규모가 큰 만큼 막대한 수수료를 벌어들이게 됐다.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는 작년 전체 유상증자 규모 6조6121억원의 약 37%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번 거래가 주식발행시장(ECM)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주관사로 32억원을 벌어들인 데 이어 이번 유상증자를 합쳐 총 132억원의 수수료를 올리게 됐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느냐에 따라 올해 증권사 IB부서의 성적표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영풍·MBK 측에 공개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주면서 이자 900억원과 주관 수수료 등으로 약 1000억원의 수익을 올릴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고려아연에 급전을 빌려주면서 650억원의 이자수익을 벌어들였고, 한국투자증권은 제리코파트너스에 공개매수 자금을 빌려주면서 230억원의 이자수익을 얻었다.
배정철/최석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