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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살모사" 비난에…한동훈 "보수 바로 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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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보수의 긍지와 자부심을 바로 세우는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당내 반(反)한동훈 인사부터 일부 극렬 지지자들까지 한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가운데 나온 일성이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선명성을 부각하며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토지개혁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낸 이승만 대통령, 중공업화로 지금의 산업화를 이뤄낸 박정희 대통령, 금융실명제로 부패의 사슬을 끊어낸 김영삼 대통령은 우리 당의 역사에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다"며 "보수의 긍지와 자부심을 바로 세우는, 부끄럽지 않은 정치 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의 이날 발언은 보수 선명성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실제로 최근 들어 부쩍 보수층 결집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부산을 찾아 지지층을 다독였고, 지난 25일에는 대구를 방문해 "저는 보수정당의 대표이자 CEO"라고 발언했다. 또 26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45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의 공(功)을 적극적으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 대표의 일련의 행보는 자신을 비토하고 있는 일부 보수 진영 세력에 대한 응답으로도 풀이된다. 최근 당내 반한동훈 인사들은 한 대표를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윤-한 갈등'으로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마찰이 장기화하자, '정통 보수'를 자처하는 인사들이 나서 한 대표를 소위 '가짜 보수'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전날 한 대표를 '배은망덕한 살모사'에 빗대며 "정권 교체에 아무 기여도 한 것 없는 무임승차자들의 시간을 끝내고 진정 보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들을 위한 당을 다시 만들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대표를 향해 "배신자 프레임에 한 번 갇히면 영원히 헤어날 길이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신평 변호사도 "TK 지역에서는 한 대표에게 점점 더 '배신자'의 손가락질을 강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를 '굴러들어온 돌'로 보고 비난하는 분들이 있지 않나. 한 대표의 이날 발언은 그런 인식을 깨고 보수층을 결집하고 포용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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