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창업한 교수가 연구개발(R&D)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합니다.”
황석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사진)는 조지 처치 미국 하버드대 의대 유전학과 교수를 만난 뒤 서울 낙성벤처창업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황 교수는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세계 최대 생명공학 연구소인 매사추세츠공대(MIT) 랭거연구소에서 근무했다.
한국은 유전자 편집 연구에서 수준급 국가로 꼽힌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는 피인용 논문 수에서 MIT, 하버드대, UC버클리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다만 기술 응용에선 미국과 속도 차가 난다. 툴젠 같은 국내 업체도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아직 3세대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인체 임상을 진행하는 기업은 없다.
황 교수는 신속한 R&D로 연구소 하나에서 기업 수십 개가 탄생하는 보스턴의 선순환 구조 비결로 연구 환경을 꼽았다. 그는 “한국에선 교수가 창업하면 사업에 얽매이다보니 신기술을 추가 개발하지 못해 트렌드에 뒤처지기 쉽다”며 “창업자가 R&D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전문경영인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선 한국도 보스턴처럼 대학과 가깝고 연구원의 직주근접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창업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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