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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2억 번 개미 계좌 인증샷…"안성재 식당 갈래요" [백수전의 '테슬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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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반기 더 저렴한 모델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내년 차량 판매량은 20~30% 성장을 예상합니다. 로보택시는 2026년 양산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묻어났습니다. 누구도 예상 못 한 ‘깜짝 실적’이었습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지난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0.72달러(non-GAAP 기준)라고 밝혔습니다. 월가의 평균 예상치(0.58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4%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10.8%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습니다.



단비 같은 실적 반등에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테슬라 강세론자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은 지난 24일 “어젯밤 테슬라 스토리의 전환점이 시작됐다”며 “강력한 배송량 전망과 마진 급증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홈런왕)급”이라고 평했습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단숨에 21.9% 폭등했습니다. 2013년 이후 최대폭 상승입니다.

지난 10일 ‘We, Robot’ 행사 직후 무너졌던 주가에 실망했던 주주들도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X(옛 트위터)에서 회원 1만8000여명의 테슬라 주주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Oh Hahm Ma는 25일 테슬라 3000주를 보유한 주식계좌 인증샷을 올렸습니다. 그는 “하루에만 수익 2억원을 올려 계좌평가액 10억원을 돌파했다”며 “테슬라 주가 300달러 돌파 시 (흑백요리사) 안성재 셰프의 고급식당 ‘모수’에 가서 식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저렴한 모델 생산” 재확인
전문가들이 보는 테슬라 주가의 폭등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차량 원가 절감으로 실적 반등 △내년 20~30% 성장 전망 △저렴한 모델 출시 재확인입니다. 테슬라는 ‘We, Robot’ 행사에서 로보택시 ‘사이버캡’을 공개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저렴한 모델(가칭 모델2)은 끝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10월 19일자 테슬람이 간다 1편 ‘로보택시, 언제 서비스될까’ 참조> 머스크의 ‘원 모어 씽’은 20인승의 완전자율주행 차량인 ‘로보밴’이었지요.

2만5000~3만달러(약 3500만~4100만원) 가격의 소형차는 월가 분석가들이 테슬라의 판매량과 주가 회복을 위해 한결같이 주문하는 것입니다. 아이브스, 개리 블랙 퓨처펀드 공동 창업자 등 테슬라 강세론자는 물론이고, 비관적인 분석가들도 저가형 차량이 테슬라가 가진 ‘한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블랙은 “테슬라가 소형차를 내놓으면 큰 폭의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며 “이는 2020년 모델Y로 SUV 시장에 진입해 폭발적인 판매량 증대와 주가 상승을 가져온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가형 차량을 앞세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여파로 둔화한 시장을 뚫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저가형 차량 미스터리
외부의 조언과 달리 테슬라의 저가형 차량 프로젝트는 지난 수년간 진행 여부가 불분명했습니다. 지난 4월 로이터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로보택시에 주력하기 위해 차세대 소형차 개발을 연기했다는 보도를 합니다. 머스크는 즉각 X(옛 트위터)에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8월 8일 로보택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행사가 한 차례 연기된 것이 지난 10일 ‘We, Robot’ 행사였습니다.

당시 로이터 보도가 최악의 오보라며 성토하던 강성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머스크가 자율주행에 올인한 게 아니냐는 말들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소형차 개발 프로젝트가 불투명해지자 시장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테슬라 장기 투자자인 바론 펀드조차 “저가 소형차가 출시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투자 논리가 바뀔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머스크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더 저렴한 모델의 출시 계획을 앞당기겠다고 확언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그는 새로운 차량을 테슬라의 기존 차량과 동일한 제조 라인에서 생산할 것이며 2025년 초까지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지요. 테슬라는 지난 3분기 사업 보고서에도 “더 합리적인 가격대의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신차를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라고 적시했습니다.


로보택시와 같은 디자인?
잠시 1년 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월터 아이작슨의 책 「일론 머스크」에 따르면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는 2023년 2월 머스크에게 로보택시와 저가형 차량 2대의 모형을 선보였습니다. 당시 머스크는 로보택시에 완전히 꽂혀 있었습니다. 운전대가 없는 깨끗한 완전자율주행 차량만을 고집했던 그는 새 차량의 미래형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국 테슬라는 운전대와 로보택시 기능을 모두 갖춘 차세대 플랫폼 차량을 개발해 텍사스 기가 팩토리에서 초기 생산하기로 결정합니다.

아이작슨이 책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로보택시 스케치는 지난 10일 공개된 실물과 상당히 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인승에 2개의 버터플라이 도어가 달렸지요. 같은 시기에 디자인된 차세대 저가형 차량은 운전대와 일반 도어를 장착하는 등 로보택시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나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일각에선 4인승 차량일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로보택시와 저가형 차량이 같은 플랫폼일 것이란 생각은 합리적 추정입니다. 문제는 시기입니다. 과연 이 신차가 머스크의 말처럼 2025년 생산할 수 있을 것인가. 과거 테슬라는 모델3, 모델Y, 사이버트럭 등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양산에 애를 먹었습니다. 2018년 머스크는 모델3 양산이 지연되자 공장 바닥에서 노숙하며 생산을 독려하기도 했지요.


문제는 시기, 내년 생산할 수 있을까
설사 차세대 차량이 내년 생산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테슬라는 내년 모델Y의 업데이트 버전을 출시할 전망입니다. 프로젝트 코드명은 ‘주니퍼’입니다. 모델Y는 지난해 122만대가 팔리며 글로벌 차량 판매 1위를 달성한 테슬라의 간판 모델입니다. 이 회사의 향후 실적을 책임질 전략 차종이란 얘기입니다.

20일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은 중국 자동차 블로거를 인용해 “모델Y 주니퍼가 기가 팩토리 상하이에서 22일부터 시범 생산을 시작해 하루 12대 수준 소량 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다른 중국 소식통은 X에 “새 모델Y는 중국 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 동시 출시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모델3 업데이트 버전의 판매를 앞두고 중국 소식통들의 전언이 대부분 맞았던 것을 생각하면 내년 1분기 출시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과연 테슬라는 내년에 두 대의 신차를 내놓을 수 있을까요. 저가형 차량이 소형 세단임을 가정해도 모델Y의 판매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모델Y는 테슬라에 절대 실패해선 안 되는 차량입니다.

이 때문에 월가 일각에선 테슬라가 내년 생산하겠다는 저가형 차량이 로보택시 같은 신차가 아닐 수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합니다. 로보택시 행사에 참석한 에디슨 유 도이체방크 분석가는 지난 11일 “차세대 모델2 대신 현재 모델Y의 더 저렴한 버전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실은 무엇일까요. 내년 초에 밝혀질 일입니다.

▶‘테슬람이 간다’는
‘모빌리티 & AI 혁명’을 이끄는 혁신기업 테슬라의 뒷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최고의 ‘비저너리 CEO’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도 큰 탐구 대상입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매주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AI & 로봇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한 테슬라와 투자를 다룬 책 「테슬라 리부트」를 출간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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