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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0개씩 팔린다"…편의점서 매출 폭발한 '뜻밖의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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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인사동길 GS25 편의점 앞에 3~4명의 외국인이 신기한 듯 무언가를 한참 쳐다보고 있었다. 로봇 팔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피자를 구워내는 모습이었다. 이 로봇은 GS25가 ‘피자 굽는 편의점’을 확대하기 위해 고피자와 함께 지난 8월 설치했다. 이인규 GS25 점포개선파트 매니저는 “하루 평균 20여 개, 많을 땐 50~60개씩 피자가 팔린다”며 “편의점 매출을 늘려줄 뿐 아니라 소비자를 유치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GS25와 고피자 간 협업 매장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날 GS25에 따르면 GS25·고피자 가맹점은 1043곳에 이른다. 5월 고피자 가맹점을 도입한 지 5개월 만이다. 국내 3대 피자 프랜차이즈 도미노피자(약 480개), 피자헛(약 360개), 미스터피자(약 180개) 가맹점을 전부 합친 것보다 많다.

매장 수를 빠르게 불린 것은 GS25 가맹 점주들이 너도나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편의점들은 최근 점포당 매출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두바이초콜릿 같은 유행하는 상품을 가져다 팔고, 퀵커머스와 연계해 배달해주며, 편의점 택배 같은 부가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국내 편의점 수가 ‘편의점 왕국’ 일본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아진 상황에서 편의점 본사와 점주가 함께 사는 길은 기존 점포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밖에 없었다.

피자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가격이 높아 점주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피자는 한 판에 7000~8000원 수준이다. 라면, 음료, 과자 등 편의점 주력 상품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또 피자와 함께 음료와 과자 등 ‘연관 구매’ 상품까지 많이 팔리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기존에 편의점을 찾지 않는 고객이 유입되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문제는 피자를 굽는 대형 오븐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국내 편의점 상당수가 소규모 점포여서 대형 오븐을 놓을 자리가 없었다. GS25와 고피자는 점포 규격에 맞는 소형 오븐을 개발했다. 피자 프랜차이즈 매장에 있는 것의 절반에 불과했다. 기존에 원두커피와 치킨을 판매하는 매장이라면 조리대와 냉동고가 있어 오븐만 놓으면 됐다. 고물가 시대와 맞물려 이 전략은 들어맞았다. 저렴한 가격에 따끈한 피자를 찾는 사람이 늘자 점주들이 고피자 설비 발주를 늘린 것이다.

고피자는 피자를 손바닥만 한 크기로 줄여 혼자서 손쉽게 먹을 수 있게 한 소형 피자를 주로 판다. 2017년 서울 대치동에 낸 한 평(3.3㎡)짜리 매장이 1호점이었는데, 단독 매장이 200여 개까지 늘었다. GS25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22년 GS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GS벤처스가 투자하면서부터다. 투자를 계기로 작년 5월 실리콘밸리식 아이디어 경연 ‘GS그룹 해커톤’에 임재원 고피자 대표가 강연자로 섰는데, 이때 GS25 측이 임 대표에게 협업을 제안했다. GS25 관계자는 “연내 1500호 점, 내년까지 3000호 점으로 고피자 도입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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