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군 급식비가 줄어든 것은 병사 수가 줄고 잔반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군 초급간부(하·중사 및 소·중위) 처우가 열악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년 초 관련 규정을 개정해 보수와 수당을 높이겠다고 했다. 바닥을 드러내는 ‘K-패스’ 사업 예산에 대해선 “요금 환급에 문제가 없도록 재원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기획재정부는 2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추가설명자료인 ‘예산 관련 9문 9답’을 내놨다.
기재부는 2025년 정부 예산안에서 군 급식비 예산을 삭감했다는 지적에 대해 "병사 수가 2019년 36만6000명에서 2023년 28만6000명으로 21.9% 감소하는 등 식수 인원이 줄어드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물쓰레기 배출량도 같은 기간 인당 284㎏에서 395㎏으로 39.1% 증가해 잔반을 감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군 장병의 하루(3끼) 급식단가는 2021년 8790원에서 최근 1만3000원으로 48% 인상됐다. 기재부는 끼니당 단가를 비교할 때 학교(4145원)보다 군대(4333원)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재부는 군 초급간부의 처우 개선에 소홀하다는 지적에 대해 “봉급과 수당을 높이는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봉급의 경우 지난해엔 공통 인상분(1.7%)에 더해 최대 2.1%까지 추가 상승했고, 올해도 공통 인상분(2.5%)과 별도로 최대 3.5%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초급간부 충원을 위해 단기복무장려금(장교)도 2022년 600만원에서 올해 1200만원으로 두배 높였고, 부사관이 지급받는 수당도 같은 기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인상됐다. 당직비는 지난해 평일 1만원·휴일 2만원에서 올해 평일 2만원·휴일 4만원으로, 시간외수당(GOP·함정 등 경계·작전부대) 상한도 67시간에서 110시간으로 높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재부는 “초급간부 봉급 추가 인상과 각종 수당 개선을 위해 내년 1월 보수·수당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달에 대중교통을 15회 이상 이용하면 교통비를 최소 20% 돌려받을 수 있는 K-패스 사업 예산이 조만간 바닥을 드러낸다는 지적에 대해선 “올해 5월에 제도를 도입한 이후 호응이 높아 예상보다 가입자들이 많았다”고 인정했다. 올해 예산을 편성할 당시 K-패스 가입자는 연말 기준 185만명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가입자 수는 지난달 231만명을 기록했고 연말에 258만4000명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기재부는 가입자들이 대중교통 요금을 환급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올해 안으로 재정적 지원을 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내년에 관련 사업 예산을 올해(735억원)보다 대폭 증가한 2375억원 편성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기재부는 내년 말까지 K-패스 가입자 수가 361만5000명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강보험 국고 지원이 법정 비율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건보는 보험료 수입으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정부는 국가와 건보 재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고지원 규모를 결정해왔다”고 답했다. 건보는 사회보험이기 때문에 건보료 수입으로 지출을 충당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건보 수지가 일시적으로 악화하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고지원을 시작했다. 이후 현재까지 계속 일몰제를 연장하면서 재정 지원이 이어져왔다. 건보 국고 지원액은 해마다 증가해 2017년 6조8000억원에서 올해 12조2000억원으로 7년 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