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당국이 북한군 장병들에게 자국과의 전투에 가담하지 말고 투항하라고 촉구했다. 포로수용시설을 한국어로 소개하는 영상까지 공개하는 등 본격적인 심리전에 착수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을 상대로 운영해오던 투항 권유 핫라인 '나는 살고 싶다(Хочу жить)'의 유튜브,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러시아의 푸틴 정권을 위해 파견된 인민군 장병들에게 호소한다. 외국 땅에서 무의미하게 죽지 말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수십만 러시아군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포로수용소는 국적과 종교, 이념과 관계없이 모든 군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쉼터와 음식, 따뜻함을 제공할 것이다. 이미 항복한 수천명의 러시아 군인도 하루 세 끼 따뜻한 식사와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종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에는 포로수용소의 모습이 담겨있다. 영상의 한국어 내레이션은 "전쟁 포로들은 별도의 수면 공간을 갖춘 크고 따뜻하고 밝은 방에 수용된다"며 "수용소의 포로들은 하루 세 끼 식사를 받으며 식단에는 고기와 신선한 야채, 빵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영상 말미에는 한국어 자막과 함께 투항을 위한 연락처와 QR코드도 나와 있다.
한편 이날 미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을 인정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 장관은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이달 초부터 우크라이나군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군 파병설을 제기해 왔다.
지난 18일 우리 국가정보원도 "북한이 특수부대 '폭풍여단'을 포함한 4개 여단 1만2000여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