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래퍼 에미넴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CNN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해리스의 캠페인 집회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복' 행위에 대한 언급을 하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미시간 빈민가 출신으로 알려진 에미넴은 빌보드지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성공한 백인 래퍼로 꼽힌다. 에미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랩 곡을 발표할 만큼 '반 트럼프' 인사로 알려졌다.
그의 곡 '스톰'(The Storm)의 가사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개 자식"이라 칭하며 백인우월주의 집회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 등을 비난했다. '프레임드'(Framed)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노래로 '너무 뜨거운 커피 포트야, 도널드 트럼프에게 던져야 할까'라는 가사로 화제가 됐다.
미시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블루월' 지역이었으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과 함께 제조업 쇠퇴를 겪으며 정치 지형이 달라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선에서도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에미넴의 등장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쏠렸다.
에미넴은 세계적인 스타임에도 공개적인 정치 행사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만큼 그의 등장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관심을 집중시켰다. 본래 에미넴은 오바마 전 대통령을 소개하는 역할만 맡기로 했지만, 이날 무대에 올라 직접 투표를 독려했다.
에미넴은 "아시다시피 디트로이트시와 미시간주 전체가 저에게는 많은 의미가 있다"며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주목받고 있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복 서약'을 겨냥하며 "저는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 사람들이 무엇을 할지 걱정하는 미국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현지 매체 피플은 에미넴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노래를 발표한 후 비밀 경호국이 그를 찾아왔고, 버즈피드가 이전에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그를 '보호 대상자'로 규정하며 "부적절한 행동을 보였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