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동원이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을 통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소감을 밝혔다.
23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강동원은 "2009년도에 한번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간 적이 있었다. 당시엔 20대니까 공식 석상이나 레드카펫 가기도 싫고 그런 기억만 있다"고 떠올렸다.
이어 "40대가 되어서 '전, 란'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가니까 되게 영광스럽더라"며 "어릴 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사람 많은 데 가는 게 싫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강동원은 "예전엔 좀 안정적이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말도 되게 조심해서 하고, 혹시라도 내가 한 말이 와전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아유 뭐~'하는 기분"이라며 "예전보다 더 감사할 줄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 21년 차 강동원은 스스로 믿음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면서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내가 어디 가서 허튼소리 하는 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파악하고 편해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연기가 쉬워졌냐는 질문에 강동원은 "쉽다기보다 편해진 건 맞다"며 "현장에서 어릴 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지금은 스트레스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잘한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자연스럽고 편해지긴 했다. 잘하는 것과 다른 이야기다. 연기하며 '내가 이만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늘 보면 모자라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화면에 나오는 갭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가 원래 과한 연기를 좋아하지 않고 미니멀한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이번엔 과하게 해봐야지 하면서 보면 모자란 부분이 있더라"라고 덧붙였다.
'전, 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 란'에서 강동원은 신분은 천하지만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갖춘 천영 역을 맡았다. 노비 신분에서 벗어나 본래의 양인 신분으로 되돌아가고자 고군분투하는 천영은 강동원을 만나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전작보다 더 다양한 감성을 내뱉으며 '청의 검신'이라 불릴 만큼 신들린 검술도 선보였다.
지난 11일 공개된 이 영화는 2주 연속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를 차지했다. 강동원은 "우리나라 사극이라 사람들이 얼마나 볼까 걱정도 했었다. 거기다 19금이다. 그런데 되게 좋아해 주셔서 좋았다. 앞으로 더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