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창업경진대회는 군 복무기간을 사회와의 단절이 아니라, 인생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희망·도전의 장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장병들의 아이디어와 창의성, 도전정신은 육군을 위한 강력한 추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고현석 육군참모차장)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제12회 육군창업경진대회’ 시상식이 22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창업진흥원, 대한항공, 교보생명이 후원한 이번 대회는 모두 315개 팀, 1070명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서류심사 등을 거쳐 결선에 25개 팀이 진출했고, 최종 12개 팀이 수상했다. 시상식에는 고현석 육군 참모차장, 신은봉 육군 인사사령관, 김철수 한국경제신문 경영지원실장, 백운교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장을 비롯해 관계자와 수상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군 경험 녹아든 아이템 다수 선보여
이번 대회에서 결선에 오른 25개 팀 중 12개 팀은 군 관련 아이템을 들고나왔다. 우수상을 받은 제2작전사령부의 ‘열정쏟자’ 팀은 전장에서 사격 후 뜨거워진 총의 발열을 열전소자를 통해 전기에너지로 바꿔 쓸 수 있는 ‘2차전지 재충전 체계’를 선보였다.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을 받던 중 전력원(2차전지)의 무게 부담으로 피로가 가중되고 2차전지의 발광·소음으로 적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컸던 경험에서 착안했다.장려상을 받은 육·공군 연합팀 ‘트리거’는 ‘사격보조 도우미 AI’를 개발했다. 병사 한 명이 복무 기간 동안 경험하는 평균 사격 횟수가 7회에 불과한 점에 착안해 정밀한 사격자세 피드백을 제공해 병사의 총기 숙련도를 높이는 장치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해 노약자의 질병을 예측하는 의료·헬스케어 아이템도 다수 등장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제56동원지원단의 ‘페트로누스’ 팀은 치매 발병을 조기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솔루션 ‘마인드브릿지’ 앱을 선보였다. 역시 최우수상을 받은 국군의무사령부의 ‘멘털가디언스’ 팀은 AI 기반 분석으로 정신질환의 중증도를 파악해 의사들의 치료 결정을 돕는 ‘psylink’ 앱을 소개했다.
“창업 등용문으로 자리 잡아”
육군은 2019년 제1회 육군창업경진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두 차례 창업 협력 전문기관들과 함께 창업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6년간 참가한 팀만 5000여 개에 달한다. 이 대회에 참가한 뒤 전역해 40여 개 기업을 창업했고, 다수 참가자는 중진공 창업사관학교와 공유 오피스 ‘스타트업96’에 들어갔다. 스타트업96은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예비창업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개관한 창업 공간이다.대회 출신 스타트업에는 ‘마시는 수액’으로 유명한 ‘링티’, 불가사리를 이용해 친환경 제설제를 개발한 ‘스타스테크’ 등도 포함돼 있다. 김철수 실장은 “육군창업경진대회는 범부처 대회 수상팀과 실제 창업가를 배출하는 등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창업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