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가 이달 말까지 일부 오프라인 서점에서 한강 책 판매를 중단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지역서점에 한강 책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데 따른 조치다.
국내 대형서점 교보문고는 오는 31일까지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강 작가 도서의 판매를 중단하고, 이 기간 동안 입고된 책은 지역서점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22일 밝혔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광화문점과 강남·잠실·영등포·분당·대전·대구·부산 등 8개 지점에선 고객 편의를 위해 최소한의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교보문고는 지역서점과 경쟁하는 소매업체인 동시에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공급업체기도 하다. 앞서 지난 17일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교보문고가 한강 책을 지역서점에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점조합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난 10일 당일 교보문고는 서점들이 주문을 넣을 수 있는 자사 유통서비스의 주문을 막았다"며 "지난 15일부터는 한강의 도서 1종당 10부로 주문을 제한한다는 공지를 띄웠지만 이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강 작가 책 주문이 몰린 지난 14~17일 교보문고가 하루에 받은 한강 작가의 책은 평균 약 1만7000권이다. 기존엔 이중 2900여권이 지역서점으로 공급됐지만, 이날부턴 1만5000권이 지역서점에 배분될 예정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전날까지 지역서점으로부터 주문받은 한강작가의 책은 약 9만9000권으로, 이중 약 5만8000권이 출고된 상태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예견하지 못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도서 수급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며 "부족한 공급으로 불편을 겪은 지역서점에 공급자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