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하고 입지만 봐도 당연히 청약해야죠. 강남구는 너무 문턱이 높으니 송파구라도 도전해보려고 합니다."(모델하우스에서 만난 40대 예비 청약자)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래미안갤러리에는 주말 동안 1만3000명의 예비 청약자들이 다녀갔다. 신천동에서 분양하는 '잠실 래미안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보기 위해서다. 젊은 신혼부부부터 나이가 지긋한 노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예비 청약자들이 몰렸다. 1층 대기공간과 유니트가 마련된 2층 모두 인파가 북적여 인기 단지임을 실감케 했다.
2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잠실 래미안아이파크는 잠실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해 공급하는 단지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3개 동 총 2678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전용면적 43~104㎡ 589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이날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2일 1순위, 24일 2순위 순으로 청약 일정이 진행된다.
국평 8억 상당 로또 단지…트리플 역세권 입지 돋보여
우선 가격 매력이 돋보인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라서다. 3.3㎡당 5409만원이다. 전용면적별 분양가(최고가)는 △43㎡ 11억1520만원 △59㎡ 15억2260만원 △74㎡ 17억9600만원 △84㎡ 19억870만원 △104㎡ 22억5180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천동 대장 단지인 '파크리오' 전용 84㎡는 지난 7월 25억원까지 손바뀜했다. 또 다른 전용 84㎡는 지난달 22억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분양가 대비 적게는 3억원에서 많게는 6억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잠실로 범위를 넓히면 시세 차익은 더 커진다. 잠실동에 있는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8월 27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단순 계산으로 8억원 이상의 차익을 낼 수 있다. 지어진 지 20년 가까이 된 아파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차익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입지도 좋다. 강남 3구 가운데 하나인 송파구에 들어서는 단지다. 이 단지는 서울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을 비롯해 2호선과 8호선이 같이 있는 잠실역, 9호선 한성백제역이 가까운 트리플 역세권이다. 강남권은 물론 서울 전역으로의 이동이 쉽다. 올림픽대로와 동부간선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 이용이 편리하다.
롯데월드몰과 함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쇼핑시설이 가까이 있다. 방이먹자골목과 송리단길도 걸어서 갈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경찰병원, 강동성심병원 등 대형병원도 근처다. 무엇보다 서울 대표적인 공원 가운데 하나인 올림픽공원이 인근에 있고 석촌호수, 한강공원 등 '숲세권' 단지다.
뿐만 아니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잠실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장미 1~2차' 등 재건축 도시정비사업이 예정돼 있어 일대 정주환경은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한 50대 예비 청약자는 "오랫동안 송파구에서 살았는데 먼저 가격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여기에 입지나 주변 편의시설, 학교 등 다른 요소들도 빠지는 게 하나 없지 않느냐. 이런 데 청약을 넣지 어디에 넣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반 분양 물량이 많은 만큼 1주택자들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 단지 분양사무소에 따르면 전용면적별 1주택자 추첨제 물량은 △43㎡ 10가구 △59㎡A 3가구 △59㎡B 1가구 △59㎡C 3가구 △84㎡A 2가구 △84㎡D 6가구 등이 배정됐다.
잠실동에 거주하는 40대 예비 청약자는 "전용 43㎡는 배정 물량이 가장 많지만 그래도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많은 전용 84㎡에 청약을 넣으려고 한다"며 "다른 강남권 청약은 일반 분양 물량 자체가 적어 추첨제는 꿈도 못 꿨는데 이 단지는 1주택자에게도 기회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방도 작고 주방도 작고…옵션 선택지도 적고"
다만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선 쓴소리도 많이 나왔다. 일단 래미안갤러리에 마련된 유닛은 전용 84㎡D 한 개 타입밖에 없어서다. 한 30대 예비 청약자는 "분양가 상한제 단지라 가격이 낮다지만 전용 84㎡는 너무 가격이 높아 이보다 작은 면적대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인데 막상 모델하우스엔 다른 타입의 유닛이 없어 눈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평면이 썩 좋지는 않은 편이라는 점도 예비 청약자들의 볼멘소리를 피해가긴 어려웠다.
전용 84㎡D 유닛을 둘러본 한 40대 예비 청약자는 "안방이 너무 좁아서 실망했다"며 "작은 방 2개랑 안방이랑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만약에 붙박이장이나 장롱을 들이면 방이 더 작아지지 않겠느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40대 예비 청약자는 "주방이 지금 사는 전용 59㎡ 주방과 크기가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아무리 집에서 요리를 안 해 먹는 시대라지만 생각보다 너무 작아 당황했다. 재건축 아파트라 그런지 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보다는 평면이 잘 나온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적은 옵션 선택지도 예비 청약자들은 아쉬워하는 분위기였다.
상담을 마치고 나온 한 50대 예비 청약자는 "옵션 선택지도 많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며 "발코니 확장은 필수인 데다 선택지가 자재 업그레이트 혹은 에어컨 정도 밖에는 없다는 점이 별로였다. 후분양 단지는 아니지만 이미 상당 부분 지어서 그렇다고(옵션 선택지가 적다고) 하는데 크게 납득은 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단지는 재당첨 제한은 10년, 전매제한은 3년, 거주의무는 2년 적용된다. 최초 입주 가능일로부터 3년까지 실거주의무가 유예된다. 입주는 2025년 말 예정이다.
자금 조달 계획은 꼼꼼하게 세워야 한다. 송파구가 투기과열지구라 중도금의 50%까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실거주의무가 유예돼 당장 입주 때는 전세를 놓을 수 있지만 이후엔 생활안정자금 등으로 대환해야 하는 만큼 대출 규제에 따라 상황이 변동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