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11일 3년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선회)에 나서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주택거래 시장은 여전히 침체장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아실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863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아파트 역대 매물 최대치(8만5000건) 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9월 들어 빠르게 급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8987건을 기록하며 2020년 7월(1만1170건) 이후 3년11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9월은 신고일이 열흘밖에 남지 않은 현재 2730건에 그쳤다.
통상 9~10월은 전통적인 주택시장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시기다. 그럼에도 지금과 같이 거래량이 줄고, 매물이 쌓이는 건 정부의 돈줄 죄기가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하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었고, 시중은행들도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하 후 최근 열흘간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더 올리는 등 대출 문턱은 더 높아졌다.
이에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주(1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평균 0.11% 오르며, 지난 4주간(0.23%→0.16%→0.12%→0.10%→0.10%)의 둔화세를 끝냈다.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도 -0.47%를 기록해 올해 1월부터 이어진 8개월간의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