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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이렇게 올랐지?"…나스닥·S&P500 뺨치는 수익률 '대박' [원자재 이슈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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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대도시 소매시장에서 24k 금 한 돈(3.75g) 가격이 50만원을 넘어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5개월째 금 매입을 중단했음에도 국제 금값이 계속 오른 여파다. 최근 금값 상승은 미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현물자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까지 달러를 팔고, 금을 사들여 금값을 밀어 올렸던 인민은행이 금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는 여전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진 것도 금값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금은 희소성 때문에 광산의 채굴 생산량이 더디게 늘어나는 것도 금값 오름세가 멈추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북미의 주요 금광 기업들의 주가도 올들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나스닥, S&P500 뺨치는 금값
20일 외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시장협회(LBMA)의 지난 18일 오후 금 현물 시세는 트로이온스(약 31.1g)당 2712.5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2700달러를 돌파했다. 올초 가격인 트로이온스당 2067.6달러 대비 31.2%나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S&P500(23.65%↑)과 나스닥(25.22%↑)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국내 금은방의 금 소매 시세는 서울과 부산 광주 지난달, 대구와 대전은 이달 24k 한 돈에 50만원을 넘었다.

상반기 금값이 급등한 주원인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금 매입 때문이었다. 인민은행은 2022년 12월부터 18개월 연속으로 금 보유량을 늘렸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금 225t을 구매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구매한 1037t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인민은행은 7280만트로이온스(약 2264t)의 금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금 시세로 2000억달러(약 274조원)에 가까운 규모다.

인민은행은 지난 5월부터 금 매입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 보유 비중은 다른 국가들보다 낮은 5% 이하에 그치고 있어, 언제든 매입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 비중은 평균 10%대 초중반이다.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니테시 샤 상품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인민은행은 추가적인 금 매수를 원한다"며 "매수 타이밍을 고민하는 인민은행이 내년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연내 매수를 재개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업계에선 인민은행이 과거 이따금 금 매수 내역을 은폐한 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밝힌 사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민간의 투자 수요도 꾸준하다. UBS의 조니 테베스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은 경제적 불확실성, 위안화 약세 우려, 부동산 장기 침체로 대체 투자 자산인 금 투자에 여전히 관심이 높다"며 "중국에서 계절적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 생산기업 주가도 급등..."금값 3000달러 가면 추가 상승"
주요 금 생산 기업의 주가도 상승세다. 글로벌 1위 금광 기업인 뉴몬트의 주가는 올들어 지난 18일까지 40.85%나 급등했다. 2위 바릭골드(배릭골드)는 친환경 투자와 생산 차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같은 기간 주가가 17% 상승했다. 캐나다 아그니코이글마인스(AEM)은 연초 대비 57.1%나 급등했다. 중국 산둥골드마이닝 역시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이 23.1%에 달했다.




구리를 주로 생산하며 부업으로 금을 채굴하는 기업들 주가도 급등했다. 중국 쯔진마이닝(Zijin Mining·紫金?業)은 연초에 비해 41.15% 급등했고, 미국 애리조나의 프리포트맥모란 은 14.47% 올랐다.

금값이 더 오르면 이들 기업의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마이클 위드머 상품분석가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거시경제적 불확실성, 미국 국가 부채 급팽창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결합해 금은 궁극적인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 매수가 계속돼 금값은 내년 상반기에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생산량 정체, 수요 못 따라가는 금광 개발
글로벌 금 생산량은 2018년 3655.9t으로 정점을 찍은 뒤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다. 환경 관련 규제가 심해지면서 신규 금광개발도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S&P글로벌 집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지구상에서 발견된 일정 규모 이상의 메이저 금광은 5곳에 불과했다. 추가된 매장량은 1700만트로이온스(약 529t)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저 금광의 발견은 급감하고 있다. 1990년대 183곳(16억6000만트로이온스), 2000년대 120곳(9억400만트로이온스), 2010년대 42곳(3억1200만트로이온스)으로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가 단위로 볼 때 금 생산 2위인 호주와 4위 캐나다, 5위 미국 등은 금값이 오르는 데 따라 기존 광산을 추가 개발하면서 생산을 야금야금 늘리고 있다.

최대 금 생산국(2023년 점유율 12%)인 중국의 금 생산 증가 역시 지지부진하다. 금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형 폐기물에 대한 규제 등으로 산둥, 장시, 후난 등 주요 생산 지역에서 금광이 잇따라 폐쇄되고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솔루션스에 따르면 중국 금 채굴 생산 증가율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0.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0년간의 연평균 성장률 3.1%에 비해 현저히 둔화하는 수준이다. 다만 러시아는 달러화 결제망 퇴출 이후 나홀로 금 생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글로벌 생산량은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값이 오르면 장신구나나 기념주화 등으로 쓰이는 금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지난해 생산된 금의 약 46%가 목걸이, 반지 등 장신구 제조에 쓰였다.

빈국에선 무허가 금 채취 성행
금값이 치솟다 보니 가난한 국가의 간이 수공업 형태 무허가 금 채취도 성행하고 있다. BBC방송에 따르면 서부 아프리카 가나에선 전국 수천곳에서 불법 금 채굴이 성행하고 있다. 과거엔 주민들이 곡괭이와 삽으로 사금을 채취하는 데 그쳤다면 최근엔 중국인들이 뛰어들어 굴삭기를 동원해 땅을 파헤치며 농지와 삼림을 파괴하고 있다. 파헤친 흙을 유독성 화학물질로 처리해 금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오염물질도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190㎢ 이상의 코코아 농지가 파괴된 것으로 파악된다. BBC는 "금은 (중국, 인도 등으로)밀수출돼 합법적인 금과 섞여 국제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나 정부가 군과 경찰을 동원해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불법 금 채취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중국의 불법 조직이 주민들에게 현지 교사의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주당 최대 2000세디(약 125달러)를 지급하는 탓에 주민들이 앞다퉈 몰려들고 있어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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