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식당 주인이 위생 문제를 제기한 고객에게 음식값을 은행 계좌로 환불조처하면서 입금자명에 욕설을 쓴 사례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최근 '대구 OO 음식점의 기가 막힌 대처.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자신이 욕설 문자를 받은 상황을 글로 통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 14일 직장 후배와 함께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방문해 텐동과 우동을 두 그릇씩 주문했다. 그의 글에 따르면 자신이 받은 우동면에는 얼룩이 있었고 식감은 질겼다. 그는 당시 우동을 찍은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작성자는 면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해 직원을 통해 새로운 면을 받았지만 다시 나온 면도 비슷한 상태였다. 그는 찝찝함 때문에 우동을 대부분 남겼다.
가게를 나온 뒤 그는 곧바로 해당 음식점 프랜차이즈 본사에 연락해 음식 상태에 대해 문의했다. 본사 고객관리팀은 "우동면 납품 과정에서 불량이 나온다"며 "해당 대리점 측에 우동값은 환불 조치하라고 하겠다. 죄송하다"고 친절한 답변을 보냈다.
정작 이틀 뒤 받은 환불 확인 문자메시지의 입금자명에는 '시XX끼야'라는 욕설이 적혀 있었다. 점주가 계좌이체로 음식값 1만2000원을 돌려주면서 자신의 이름을 적어야 할 곳에 감정이 담긴 문구를 넣은 것이다.
작성자는 "사람이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갖고 있으면 이렇게 할 수 있는 건가. 화도 안 난다. 그냥 아주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사태를 본사 담당자에게 말씀드렸고 본사에서는 2회 적발 시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는 경고 조치 1회에 대한 내용증명을 보내주기로 했다"며 "맹세컨대 흔히 이야기하는 진상짓? 블랙컨슈머 같은 일은 해본 적도 없고 정당한 문의였다"고 호소했다.
해당 글에는 점주의 행동을 비난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결국 작성자는 17일 오후 "금일 본사담당자님과 점주님 면담 결과 진심으로 사과문 작성을 하신다고 했고, 아동단체나 복지센터에 100만원 기부를 약속했다" 내용을 해당 게시물에 추가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