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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길 찾는 하이트진로, K뷰티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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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그룹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사업에 진출한다. 주력인 주류 부문이 성장 정체에 직면하자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세계적인 K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는 화장품 ODM 분야에 뛰어든 것이다.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사모펀드(PEF) SKS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국내 화장품 ODM 업체 비앤비코리아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영이앤티 관계자는 “최근 주력 사업 부문의 경쟁 심화로 신사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K뷰티 성장세에 주목해 비앤비코리아 인수를 결정했다”며 “탄탄한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비앤비코리아를 통해 해외 뷰티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1년 설립된 비앤비코리아는 매년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442억원, 70억원으로 전년(329억원, 46억원) 대비 각각 34.3%, 52.2% 늘었다. 올해 목표는 매출 73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이다. 매출로 따지면 국내 화장품 ODM업계 15위권이다. 비앤비코리아는 달바, 메디큐브, 더마팩토리, 닥터펩티 등 100여 개 중소·신생 화장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뒀다.

서영이앤티는 맥주 냉각기를 제조·유통하는 기업이다. 하이트진로그룹 오너 3세이자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최대주주(지분 58.44%)다. 차남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과 박 회장도 각각 21.62%, 14.6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그룹 3세 승계 작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지주사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상장사 하이트진로와 비상장사 16곳을 거느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하이트진로홀딩스가 지배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서영이앤티가 우회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다. 서영이앤티는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 27.66%를 보유 중이다. 박 회장(29.49%)에 이은 2대주주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중요한 행보”라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 시장 성장 정체로 수익성이 둔화하자 해외 시장 개척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1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줄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글로벌 2030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소주 제품 해외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올해 목표치(1585억원)의 세 배가 넘는 액수다. 2026년엔 베트남 북부에 첫 해외 생산 기지를 세운다.

이번 인수의 재무적 투자자(FI)는 더터닝포인트와 에스비파트너스가 공동으로 맡았다. 에스비파트너스는 패션 ODM 업체 화승인더스트리를 모회사로 둔 신기술 사업 투자회사다. 더터닝포인트는 최근 화장품 브랜드 스킨1004 운영사인 크레이버의 인수 계약에 참여한 PEF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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