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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명리학 전문가가 말하는 사주의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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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의 간지로 길흉을 예측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허망한 일이다."
200여년전 역법을 연구한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갑을론'에서 설파한 '사주비판론'의 현대판 책이 나왔다.

저자는 10여년간 명리학에 매달려온 사주전문가다. 독일 유학 15년만인 2008년 말 귀국한 저자는 “교수 될지 알아보자”는 사촌 여동생에 이끌려 점(占)집을 전전했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말이 다르자 “내가 공부해서 내 사주 보면 되겠다”고 맘 먹고 2013년 봄 독학을 시작했다.

10년 만에 내린 그의 결론은 ‘사주는 없다’는 것이다. 그가 집필 3년 만에 학문적으로 사주가 없는 이유를 책으로 냈다.

사주(四柱)는 태어난 연월일시를 육십갑자로 표기한 것이다. 육십갑자는 하늘의 기운을 나타낸다는 천간(天干, 갑(甲) 을(乙) 丙(병) 丁(정) 등 10개 글자)과 땅의 기운을 나타낸다는 지지(地支, 자(子) 축(丑) 寅(인) 卯(묘) 등 12개 글자)로 되어 있다. 천간과 지지가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등의 순서로 둘씩 짝을 이룬 60개 조합을 육십갑자 또는 육갑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2024년 2월 27일 오후 9시46분에 태어난 사람은 갑진년(年), 병인월(月), 신유일(日), 기해시(時)에 태어난 것이다. 연월일시가 각각 천간과 지지 두 글자씩 여덟 글자로 구성돼 사주팔자다.

저자는 사주명리학을 독학으로 하다 보니 잘 이해되지 않거나 잘 이해했는지 확신할 수 없을 때가 많아 계룡산 감로사 낭월 스님을 찾아가 사제의 인연을 맺고 본격적인 사주명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 “용하다, 족집게다, 귀신같이 알아 맞힌다” 등의 찬사를 듣기도 했고, 남의 앞일을 예측하면서 인생사 조언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50대 초반 남자의 사주를 봐준 게 사주팔자에 의문을 품게 된 계기였다. 그 남자에게 “헌신적인 부인을 만나 내조를 받으며 행복한 사주”로 풀이했는데, 그는 몇 년 전에 이혼했다고 털어놨다.

저자는 사주명리학의 뿌리를 찾아나서 중국 춘추전국시대부터 사주명리학이 성립된 당송시대의 고전들을 섭렵했고, 명청시대의 저술과 대만, 중국의 저술도 두루 살펴보았다. 주요 논문과 인접 학문의 연구성과들도 참고하며 사주명리학의 합리적 근거를 찾기 위한 기나긴 여정의 결과는 치명적인 오류의 발견이었다.

사주 여덟 글자에서 월지와 시지를 제외한 나머지 여섯 글자는 자연의 기운과 무관한데도 여덟 글자 모두를 음양오행으로 해석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일부 유명인사들이 사주명리학을 마치 검증된 학문처럼 떠벌리는 바람에 사주명리학이 터무니없이 과장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르면 믿게 되고, 믿으면 매이게 된다. 모두 팔자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전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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