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여행업계의 예상과 달리 여행 심리가 얼어붙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성수기 여행 수요가 줄어든 데다 티메프 미정산 사태 여파까지 겹치면서다. 뜻밖의 고전을 면치 못했던 여행업계는 내년엔 올해보다 여행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내년 여행 트렌드를 예측해 수요 잡기에 나섰다.
한경닷컴은 브랜든 월시(사진) 스카이스캐너 여행 트렌드 및 데스티네이션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 여행 트렌드를 살펴봤다. 또한 해외여행 준비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확인해봤다.
스카이스캐너는 여행객이 쉽고 확실하게 여행 계획을 수립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여행 앱이다. 최신 기술을 활용해 복잡한 여행 과정을 간소화해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최근 국내에서는 '어디든지' 기능을 활용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전 세계 여행지의 평균 가격을 나열해 주는 기능으로 여행 계획은 있지만 목적지가 없는 고객들에게 만족도가 높다.
브랜든 월시는 최근 한경닷컴과 가진 인터뷰에서 '어디든지' 기능에 대해 " 한국 여행자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기능"이라며 "스카이스캐너를 찾는 방문자 51%가 어디로 여행을 떠날지 모르는 채로 방문한다. 때문에 어디든지 기능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은 여행지 상위 5곳 중 항상 '어디든지'가 포함돼 있고, 때로는 1, 2위를 기록하기도 한다"고 했다. 한국인 여행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이유에 대해 묻자 브랜든 월시는 "한국인 여행객들은 현명하게 예산 내에서 가성비 좋은 여행지를 찾으려 하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그는 "검색 순위를 가격별로 나열해주는 어디든지는 예산 내에서 새로운 여행지를 가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정말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또, '어디든지'에 포함된 분위기 검색 기능은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 '오버투어리즘을 피해 저평가된 여행지를 가고 싶다'는 등 사용자의 분위기 설정에 따른 맞춤형 여행지를 안내해 준다. 브랜든 월시는 "생성형 AI 기반으로 스카이스캐너가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기능"이라고 귀띔했다.
브랜든 월시는 여행 경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가격 변동 알림'기능을 추천했다. 해당 기능은 날짜와 여행지를 저장해두면 항공편 가격 변동이 발생할 때마다 이메일로 알려준다. 여름휴가, 황금연휴 등 여행 일정이 정해진 여행객이 가격 변동 알림을 통해 최적의 시기에 예약해 떠날 수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엔 2025년 여행 트렌드에 대해 알아봤다. 브랜든 월시는 내년 여행 트렌드로 '집단적 경험과 새로운 발견이 갖는 힘'에 주목했다. 그는 2024년 여행 트렌드는 문화 탐방이 주였다면 2025년은 이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 함께 경험을 나누는 여행이 부상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스카이스캐너가 밝힌 2025년 여행 트렌드는 총 7가지로 △카우보이 코어 △스포츠 모드 △천체여행 △웰니스 투어 △아트벤처 △가든투어 △e스포츠 모드를 제시했다. 개인화되는 사회에서 여행자들은 고립적이고 단편적인 환경을 벗어나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자신의 여행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브랜든 월시는 이 가운데 '스포츠 모드'와 '카우보이 코어'를 한국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로 꼽았다.
브랜든 월시가 주목한 '스포츠 모드'는 2024년 파리 올림픽과 넷플릭스 '본능의 질주'에 힘입어 스포츠 여행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내년에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며 현장감을 느끼고 직접 참여하는 여행 수요가 높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또한 카우보이 코어는 컨트리 음악과 패션 등에 관련된 여행 트렌드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앞서 방송에서 나온 여행지를 찾는 여행 트렌드가 확산한 데 더해 '카우보이 코어'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브랜든 월시는 "최근 한국 예능프로그램 출연자들이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목장에서 모닥불 앞에 앉아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봤다"며 "새 트렌드에 대한 추세를 예능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브랜든 월시가 강조한 2025년 여행 트렌드는 같은 취향 또는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스포츠 경기 관람, 함께 감상을 나눌 수 있는 몰입형 예술 작품 관람이다. 브랜든 월시는 2025년 여행 테마는 결국 집단적 경험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카이스캐너는 젊은 층의 여행 방법 변화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여행에 있어 중요한 고객층이란 판단에서다. 브랜든 월시는 "젊은 층은 트렌드 팔로워이자 트렌드 세터이기 때문에 이들의 여행 행태를 예측하고 그에 맞춰 이제 행동을 실행하는 게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인 젊은 여행자들의 특성은 액티브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걸 추구하고 자신의 여행을 기록하는 걸 좋아한다"며 "그래서 그 부분을 더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고 젊은 층은 새로운 곳에 여행하는 걸 좋아하고, 가성비 여행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요구에 맞출 수 있는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