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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하는 심정으로 오늘도 물타기"…아슬아슬 전투개미들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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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이 물량을 거의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왔지만 투자 기회비용 측면에서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줍줍'(저가매수) 심리가 발동한 개인들이 대거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오전 10시 현재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3% 내린 5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도 오전 10시까지 외국인이 668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전날까지 25거래일 연속 팔아 치워 역대 최장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대로라면 외국인은 26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는 셈이 돼 최장 기간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이 이 기간 10조원 넘게 삼성전자 주식을 파는 동안 이 물량을 받아낸 건 개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이 순매도를 시작한 지난달 3일부터 현재까지 개인은 10조1860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이 기간 10조90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 주식을 5700억원어치 담은 것으로 보면 반도체 업종을 회피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를 쏟아내는 이유는 기술 경쟁력과 관련한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내년까지 호황이 이어지겠지만 삼성전자는 기술적인 문제로 이 호황을 누리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반도체 '빅3' 중 삼성전자만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하지 못한 상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의 겨울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겨울'을 경험하는 중"이라며 "SK하이닉스와 TSMC가 사상 최고 실적, 엔비디아는 매출 2배 증가 등 AI 반도체 열풍에 삼성전자가 소외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효자'인 메모리 반도체가 견인해줘야 하지만 주력인 범용 D램이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 부진으로 주춤한 것도 부진의 배경이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6.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8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약 15%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돌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메모리 부문 업황 악화를 이유로 목표가를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내렸다. 글로벌 금융그룹 맥쿼리 역시 메모리 부문의 수요 악화를 근거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고, 목표가를 12만5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반토막 냈다. 맥쿼리는 삼성전자를 "병약한 반도체 거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나마 삼성전자 주가가 버티는 건 하락장에서도 개인들이 꾸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종목 토론방에선 "기업가치 대비 현재 주가는 상식 밖이다. 언제냐가 문제지 오를 수밖에 없다", "분기 9조원 영업이익에 사과문을 내는 기업은 삼성전자 밖에 없을 것", "'줍줍' 해놓는다는 심정으로 오늘도 '물타기'(손실 축소 목적 추가 매수) 한다", "팬데믹 때처럼 나중에 오를 때 혼자만 소외되는 경험을 또 하기는 싫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다만 증권가에선 개인들의 이 같은 매매법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바닥권 주가에도 기회비용이 너무나 크다"며 "낙폭과대 주가, 밸류에이션과 최고위층 반성문을 근거로 저가매수 당위성과 시급성을 주장하는 시장 일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이는 상당기간 시간 싸움이 가능하고 삼성전자 보유에 따른 추가 기회비용이 제한되는 초장기, 극소수 개인 투자자 일방에 국한된 단편적 전술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익률 관리에 비상이 걸린 까닭에 시간과 기회비용 모두가 중요한 상대수익률에 명운을 건 대다수 액티브 투자자에게는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할 사주경계 대상에 해당한다"며 "삼성전자의 산업 지배력, 경쟁력 약화와 실적 불확실성 심화의 삼중고 국면에서 외국인 투자자 측 수급 대응은 당분간 중립 이하의 경로를 따를 소지가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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