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양극화 현상은 청약 시장에서 더욱 뚜렷하다. 올해 서울 분양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0 대 1을 훌쩍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방에서는 청약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악성 미분양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과 지방 아파트 가격 차가 커지는 가운데 분양 시장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아파트는 24개 단지, 2992가구였다. 여기에 42만7286개의 1순위 통장이 사용됐다. 평균 경쟁률은 142.8 대 1이었다. 서울 아파트 한 채를 받기 위해서는 평균 140명의 경쟁자를 제쳐야 한다는 의미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였다. 5월 조합원 취소분 1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에 3만5076명이 몰렸다. 전용면적 84㎡가 19억5638만원에 공급돼 당첨 즉시 20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청약 열기에 불을 지폈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667.3 대 1)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527.3 대 1) 등도 1순위 경쟁률이 치솟았다. 이 단지들은 규제지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공급돼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은 게 공통점이다.
서울과 달리 지방에서는 분양 물량보다 청약자가 적은 단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지방에서 1순위로 공급된 131개 단지 중 51.1%인 67곳이 미달 사태를 빚었다. 지방 아파트 중 절반의 경쟁률이 1 대 1을 밑돈 셈이다. 청약자가 아예 없는 단지도 나타났다. 최근 강원 인제군 북면 ‘인제 라포레’가 120가구에 대한 1·2순위 청약을 실시했으나 단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다. 올초 청약을 받은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 라온하이츠’도 60가구 입주자를 모집했지만, 청약자를 찾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는 수만 명의 수요자가 몰리는 등 청약 광풍이 나타나고 있지만 지방은 미분양에 신음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위축 속에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후속 단지도 미계약이 잇따르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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