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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비 매칭 비율 하향 조정해 36억원 아낀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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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자치구가 일정 비율로 사업 예산을 분담하는 ‘시·구비 매칭’ 사업 열 개 중 하나는 서울시의 보조율이 전년 대비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올해 보조율 조정을 통해 감액한 예산, 즉 25개 자치구가 추가로 부담하게 된 예산은 약 36억원으로 집계됐다.

15일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 재정담당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지방보조금 사업 142개(2024년 기준) 중 시비 보조율이 전년 대비 줄어든 사업은 13개(9.15%)다. 지방보조금 사업은 정부 부처나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을 25개 구에도 안착시키기 위해 시가 예산을 일부 또는 전액 지원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서울시가 해마다 보조금을 줄일 수밖에 없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지방보조금은 어린이집과 복지관 등지역 복지시설에 교부하는 복지성 예산 성격인데, 인건비·시설 관리비 등 각종 고정비는 물가 상승률에 따라 매년 고무줄처럼 늘어나서 이를 서울시가 다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다. 장애인·노인·종합사회복지관의 시비 보조율은 한 때 80%에 달했는데, 시와 구는 2022년 매년 5%포인트씩 하향 조정해 2028년까지 5 대 5 비율로 조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각 자치구 내 일자리센터에서 일하는 48명 직업상담사 인건비 보조율은 지난해 70%에서 올해 50%로 떨어졌다.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보조금을 줄인 사례도 있다. 지역화폐(서울사랑상품권) 사업의 총예산은 지난해 200억원에서 올해 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시 보조율도 같은 시기 57%에서 40%로 하락했다. 각 지자체는 그동안 국비가 일부 지원돼 지역화폐를 찍을 수 있었는데, 정부가 올해 국비 지원 규모를 전년 대비 500억원가량 감액하면서 광역·기초 지자체도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매칭 비율을 조정함으로써 서울시가 올해 아낀 예산은 36억 6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자치구는 어쩔 수 없이 사업에 참여했다가 재정적인 부담만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항변한다. 큰 틀에서는 서울시의 정책을 자치구도 계승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테면 '서울형 도시 텃밭 사업'은 전액 서울시 예산으로 운영하다가 올해부턴 시와 구가 7 대 3 비율로 부담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과 노동 취약 계층에게 반려 식물을 공짜로 주는 '안심동행 반려식물 보급 사업'도 사업 2년 차인 올해부턴 자치구도 사업 예산의 40%를 부담하게 됐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한 자치구 관계자는 “사업을 한번 시작하면 관련 인력, 시설을 당장 없애기 어려워 한동안은 허리띠를 졸라매 가며 사업을 유지해나가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서울시가 사업을 확장할 때 보다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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