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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 빈에서 온 화가들, 클림트와 실레[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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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제인 로고이스카, 패트릭 베이드 지음 | 오승희 역 | 한경arte | 2만4000원
2024년 11월 30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특별 전시가 열린다.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의 작품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이번 레오폴트 미술관 전시를 기념하여 클림트와 실레의 생애와 작품을 다룬 책 ‘황금빛을 그린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와 ‘욕망을 그린 화가, 에곤 실레’가 한경arte에서 출간됐다. 스승과 제자 사이이자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두 천재의 작품들을 살펴보며 그들의 생애와 작품 세계뿐만 아니라 빈 모더니즘의 탄생과 발전 과정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는 19세기 말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빈 분리파 운동의 창시자다. 그는 이 운동을 통해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 예술을 비판했다. ‘키스’,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I’과 같은 금은 장식을 붙이는 ‘황금 스타일’의 작품들이 대표작으로 꼽히지만 초기에는 전통을 따른 화풍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1896년 초부터 신체를 노골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하며 1897년에는 빈 미술가협회에서 탈퇴하고 지인들과 빈 분리파라는 새로운 단체를 결성한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회관 ‘제체시온(Secession)’을 세우고 건물 입구에 ‘각 시대에는 그 시대의 예술을, 예술에는 자유를’이라는 빈 분리파의 모토를 새겼다.

그는 금기시되던 임산부의 누드부터 여성의 음모와 같은 사실적이고 노골적인 신체 표현으로 수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본, 고대 이집트, 비잔틴 라벤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로부터 폭넓은 영향을 받은 클림트는 독특한 색채와 패턴, 평면적이고 2차원적인 원근법, 양식화된 이미지, 깊은 관능미로 가득 찬 세계에서 여성의 형상이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는 자신만의 에로티시즘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냈다.

클림트는 빈의 젊은 화가였던 에곤 실레(1890~1918)와 오스카 코코슈카로부터 존경받았고 그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클림트가 19세기 말 과도기에 속하는 화가라면 실레와 코코슈카는 20세기 초 표현주의 사조를 연 대표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실레에게 있어 클림트는 마치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그의 초기작에 영향을 줬으며 꾸준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실레의 연인이자 뮤즈였던 발리를 소개해준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1909년부터 실레는 스승인 클림트가 가르쳐준 선형적이고 명확한 스타일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개성적인 스타일을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실레는 클림트와 마찬가지로 누드화를 많이 그렸지만 클림트의 그림이 평화롭고 몽환적이며 섬세했던 반면, 실레의 그림은 극심한 고통과 신경증적인 정신 상태를 반영했다. 실레는 자화상을 통해 쇠약하고 괴로워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끝도 없이 그렸으며 그의 여성 누드 드로잉은 성적으로 매력적인 면과 혐오스러운 면을 동시에 보여준다.

1918년 클림트가 사망하자 실레는 클림트의 뒤를 이어 빈 분리파 운동 전체의 수장이 되며 재정적, 예술적 안정을 이루게 되지만 곧 스페인독감에 걸려 스물여덟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실레가 작품을 왕성하게 그린 시기는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 기간 동안 그는 334점의 유화와 2503점의 드로잉 작품을 남기며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 ‘모아’, ‘가족’ 등 예술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남겼다.

이 책은 클림트와 실레를 대표하는 유명 그림부터 비교적 조명을 덜 받았던 그림들까지 시대별 상징적인 그림을 선별해 소개하며 그들의 생애와 예술사, 화풍의 변화를 알아본다. 레오폴트 박물관이 소장한 그림들을 관람하기 전, 관람 후에 읽는다면 클림트와 실레의 삶과 그들이 그린 그림에 대해 한층 깊은 이해와 감상이 가능할 것이다.

윤혜림 한경BP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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