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은 유명 커피브랜드 S사의 위조 텀블러를 제조 유통한 A씨(53세) 등 일당 9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S사는 스타벅스로 확인됐다.
특허청에 따르면 A씨 등 일당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정품 시가 62억원 상당의 위조 텀블러 13만여 개를 국내에서 제조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허청은 경기도 일대에서 총책 A씨를 비롯해 유통 담당 B씨(46세), 자금 담당 C씨(65세), 제조 담당 D씨(62세) 등이 범죄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검거했다.
A씨는 과거 위조 텀블러를 단순 매입해 판매하는 중간상으로 활동하다 독자적으로 범행을 계획하고 위조 텀블러를 직접 제조 유통하는 총책으로 진화한 것으로 수사 결과 나타났다.
특허청이 공개한 압수수색 동영상을 보면 이들의 작업장은 중소기업 공장을 방불케 했다. 로고를 새기는 과정도 감쪽같았다. 일당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텀블러를 구성품마다 분리해 수입한 뒤 국내에서 결합해 재가공하는 치밀한 수법을 썼다. 상표가 없는 무지 텀블러를 해외에서 들여온 뒤 국내에서 S사 로고를 무단 인쇄해 붙였다. 텀블러 뚜껑과 고무 패드, 스티커 등도 해외에서 주문 생산한 뒤 국내로 반입했다. 국내선 포장상자와 사용설명서 속지 등 인쇄물을 제작했다.
일당은 이렇게 완성한 위조 텀블러를 병행수입 상품인것처럼 속여 관공서와 기업, 민간단체 등에 기념품이나 판촉물 형태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정품보다 반값 이하 가격으로 13만여 점을 판매했다.
이들은 특허청과 경찰, 세관 등 수사기관의 단속 정보나 온라인 플랫폼 제재 정보 등을 긴밀히 공유하며 수사망을 피해왔다. A는 허위증명서를 제출해 병행수입 제품인 것처럼 위장했으나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의 디지털 포렌식에 발목이 잡혔다.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범죄자 집단 간 정보공유를 통해 범죄 수법이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유관기관과 적극 공조해 위조상품 수사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