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로 미래 베팅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베팅 서비스 폴리마켓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대선과 기준금리, 비트코인 가격 등 참고할 만한 예측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폴리마켓이 블록체인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사례라는 의견도 나온다.폴리마켓은 일명 탈중앙화 방식의 예측 시장 플랫폼이다. 미국 뉴욕 20대 청년인 셰인 코플런이 2020년 선보였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공동창업자와 페이팔, 오픈AI, 팰런티어 등을 공동창업한 피터 틸 등이 투자했다. 암호화폐이자 스테이블코인인 USDC로 베팅에 참여할 수 있다. 이용자는 직접 미래 예측 이벤트도 제안할 수 있다.
폴리마켓의 주요 수익 모델은 수수료다. 베팅에서 이긴 이용자 수익의 2%를 가져간다. 최근엔 사이트 방문자 증가로 광고 상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 기준으로 월간 총 베팅 금액은 1억달러(약 1355억원)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거래 건수는 1만 건을 넘어섰다.
폴리마켓에 이용자가 몰리는 것은 블록체인 덕분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어떤 허락이나 조건 없이 세계 곳곳에서 누구나 접속할 수 있다. 이용자는 암호화폐 지갑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 자산의 통제권도 유지할 수 있다.
이번 미국 대선 결과도 맞힐까
폴리마켓에 접속만 하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7일 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폴리마켓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3%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며 “실제 돈이 걸려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하다”는 글을 올렸다. 폴리마켓 참여자는 2020년 미국 대선 결과, 코로나19 백신 출시 시기, 2020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폭, 비트코인 가격 추세 등을 꽤 높은 확률로 예측했다.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예측 확률이 급상승한 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그가 우세하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폴리마켓 참여자는 실시간으로 정세를 판단해 베팅 승률을 조정했다. 현재 미국 대선에 걸린 판돈은 2조4500억원 정도다. 14일 오후 4시 기준 54.2%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하다.
국내에선 폴리마켓 같은 서비스가 불법이다.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등에선 온라인 도박 사이트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미국에서는 선거 결과를 두고 베팅하는 것을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하다가 최근 일부 허용했다. 폴리마켓은 이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본사를 해외에 뒀다. 하지만 미국 이용자 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