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만 소상공인 각각에 맞춤화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임기 내에 만들고 싶습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지난 14일 "소상공인을 위한 세무회계 프로그램을 구축해 힘들게 생계를 이어가는 분들의 길라잡이가 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장을 역임한 그는 지난 8월 새 소공연 회장에 올랐다.
소상공인 전문은행·5060 창업 컨설팅 등 추진
소공연의 체질 개선에 나선 송 회장은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화 정책'을 강조했다. 송 회장은 "대다수의 소상공인은 높은 금리에 까다로워진 대출 조건으로 허덕이고 있다"며 "소상공인 전문 은행을 만들어 이들이 경제활동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송 회장은 이어 "각기 다른 기준 등으로 인해 정책자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겠다는 취지"라며 "인터넷전문은행 등 여러 형식을 검토하며 재원 마련을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5060 세대의 창업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해 사전 컨설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송 회장은 "창업을 이어갈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길러내 폐업자를 양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은퇴한 분야별 전문가를 예비 창업자와 매칭하는 체계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자체와 협업해 교육 프로그램이나 회의실 등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해 소공연 내에 정책자문위원회를 강화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송 회장은 "사안마다 전문가를 모셔 자문을 구하거나 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책을 현실화하는 방안에 대해 송 회장은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정부와 국회에 오가며 소상공인의 이익을 최대한 대변하겠다"며 "좋은 취지의 정책이 소상공인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탄력적으로 운영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데이터 공개해 소공연 투명성 강화
소공연의 투명성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송 회장은 "주요 일정과 회원 수, 누적 회비 등 가능한 한 모든 데이터를 공개해 문제의 소지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소공연 회의실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해 데이터 상황판을 누구나 볼 수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이어 "지역별 단체장들로 구성된 채팅방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그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앞서 소공연을 공직유관단체로 지정하려는 시도에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되면 소속 임직원은 공직자에 준하는 윤리 규범과 중기부 상시감사 등의 대상이 된다.
송 회장은 소공연 회관을 새롭게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현재 사용하는 건물이 비좁아 업무 효율성과 직원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취지에서다. 송 회장은 "회원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쟁점으로 오가는 온플법(온라인플랫폼법)에 대해선 "소상공인들은 플랫폼 기업들의 독과점 지위로 인해 생존권을 침해받아 왔다"며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선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이나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서도 "소상공인의 상황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개선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만을 위해 일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게 송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다. 그는 "회장 후보로 뛸 때 회원 한 분이라도 더 만나며 진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정치에 뜻은 없다"고 일축했다.
글=원종환/사진=임대철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