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곳의 이야기를 말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싶었습니다."
작가 겸 배우 박정민이 1인 출판사 '무제'(MUZE)를 운영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박정민은 1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출판사의 방향성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 악물고 쳐다보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 애써 보지 않으려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너무 작은 부분이라 크게 배려할 수 없거나 자본에 의해 세상이 굴러가기 때문에 배려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듣고 싶지 않은 의견일 수 있지만 옳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옳다고 말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민은 2019년부터 서울 상수역 인근에서 책방을 오픈해 2년간 운영했고, 출판사 '무제'를 설립해 직접 쓴 에세이 '쓸 만한 인간'과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는 사회부 기자인 박소영 씨의 '살리는 일'을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출판사 운영에 대해 "굉장히 재밌다"며 "최근 왜 재밌을까에 대한 생각을 해보니 제가 글을 쓰지 않아도 되고 기본적으로 재밌는 것을 만들어 남들에게 소개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는 돈이 너무 많이 들고 다른 예술 분야는 동료가 아예 없다"며 "제가 책을 좋아하니까 운용할 수 있는 금액 안에서 만들 수 있는 게 책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박정민은 오늘도 출판 관계자와의 미팅이 잡혀있다면서 "여러 작가님과 계약을 하고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팬이라고 밝히면서 "책방을 운영할 때 한쪽에 한강 작가의 책만 있었을 만큼 너무 좋아하던 분"이라며 "책을 보며 울기도 했다. 특히 '흰'이라는 작품과 '그리고 소년이 온다'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상 발표 전 예스24에서 노벨상 노미네이트 된 작가들의 책을 봤다. 다들 중국 작가들에 집중할 때였는데 저는 한강 작가의 글이 외국 사람이 읽었을 때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아울러 "부커상도 받으셨는데 올해가 아니더라도 노벨상을 받으실 거라고 예상했다"며 "단지 올해라서 좀 놀랐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는 순간 얼마 전 우리 출판사에서 나온 신간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1987년생인 박정민은 고려대학교 입학 후 자신의 꿈을 위해 중퇴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에 진학, 이후 연기과로 전과한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 배우로 유명하다.
2011년 영화 '파수꾼'을 통해 혜성같이 데뷔해 넷플릭스 '지옥', '더 에이트 쇼',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사바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장르를 불문한 자신만의 연기를 선보였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전, 란'으로 강동원과 함께 감정을 실어낸 검술 액션을 선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