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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시 Q&A] IFRS, '단일 중대성' 택했어도...'이중 중대성' 여전히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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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ESG] ESG 정보 공시 Q&A ⑭

Q. EU는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중요 현안을 관리하는 데 이중 중대성 평가를, 국제회계기준재단은 단일 중대성 평가를 강조합니다. 어느 것을 따라야 할까요?

A. 지난해 어느 날 대체투자펀드 운용역과 실물자산의 기후 리스크 진단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자산의 지리적 위치, 주로 사용하는 자원, 그에 따른 리스크 요소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죠. 그가 대화 도중 갑자기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이런 정보는 기후변화로 인해 입을 수 있는 피해에 관한 것인데, 반대로 어떤 자산을 운용하면서 발생하는 환경적 피해 또는 이익을 측정하는 내용은 왜 없을까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 질문이 바로 단일 중대성과 이중 중대성을 구분하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입니다.

단일 중대성(single materiality)은 외부로부터 기업이 받는 영향의 개념이고, 이중 중대성(double materiality)은 기업의 활동이 외부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기업에 중요한 것은 결국 재무적 영향이기에 단일 중대성을 재무적 중대성(financial materiality)으로도 표현합니다. 반면, 기업이 외부에 미치는 영향은 임팩트(impact)로도 표현하기 때문에 이중 중대성을 임팩트 관점이라고도 합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의견이 수렴되었지만, 글로벌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를 준비하는 초기에는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가 꽤 논란이었습니다.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만들기 위해 출범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초대 위원장에 에마뉘엘 파베르 전 다논 최고경영자를 선임하면서 이중 중대성 채택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초안은 단일 중대성을 채택했고, 이후 상당한 비판이 있었죠. 사실 IFRS 재단이 이중 중대성을 채택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IFRS가 제정하는 국제회계기준의 개념 체계 역시 중대성에 대한 정의를 이미 갖고 있는데, 앞서 설명한 단일 중대성과 일치합니다. 일반목적 재무보고는 주요 정보 이용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라면 중요한 것으로 봅니다. 공시가 갖는 법적·규범적 책임과 재무 보고 관행을 고려하면 IFRS가 왜 단일 중대성을 선택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EU의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SRS)은 이중 중대성을 채택했지만, IFRS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단일 중대성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이제 중대성에 대한 논의는 끝난 걸까요? 최소한 자본시장에서는 아닙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ESG 컨트로버시(예상치 않은 비재무적 사건·사고, 이하 논쟁 사안)입니다. ESG 투자자들은 피투자 기업의 논쟁 사안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합니다. 이때 기업활동이 외부에 미치는 관점에서 영향 수준을 판단합니다. 대표적 글로벌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도 기업의 논쟁 사안을 평가해 ESG 등급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행위로 인한 외부의 사회적·환경적 영향 정도를 평가합니다. 모닝스타의 ESG 평가 브랜드인 서스테이널리틱스도 비슷한 방식으로 논쟁 사안의 영향력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보 공시 논의와 별개로 ESG 투자 영역에서는 이미 이중 중대성의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복잡하게 느껴지시나요? 하지만 모호하지는 않습니다. 기업이 공시 체계를 통해 공개해야 할 정보 범위와 투자자 의사소통에서 포괄해야 할 범위를 정확히 인지하고 전달한다면 그것이 본격적인 기업가치 제고의 시작입니다.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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