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우리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어 감사합니다." (한국전 참전용사 바비 W 바이블 하사)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용사 25명과 후손들이 12일(현지시간) 동원그룹 계열사인 스타키스트가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개최한 만찬행사에 참석했다. 미 해병대를 주축으로 하는 유엔군이 중공군과 함경남도 장진호 일대에서 1950년 11~12월 벌인 전투다. 중공군은 당시 승리했으나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전투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장진'의 일본식 발음 초신(Chosin)에서 일부 남은 이들(few)이라는 뜻에서 초신 퓨(Chosin Few)라고 부른다.
최영조 스타키스트 대표는 "1950년 장진호 전투에서 미국과 한국의 자유를 위해 싸운 그들의 용기는 진정으로 감동적"이라며 "그들의 봉사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들의 희생에 대해 진심 어린 감사를 표시할 수 있는 것은 우리 회사의 특권"이라고 말했다. 93세의 전직 해군 바이블 하사는 "이곳에 와서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하는 용사들의 숫자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에는 50명 가량이 참석했는데 올해는 참가자 숫자가 절반 수준"이라며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더 이상 참석하기 힘든 경우도 있고, 올해는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이동할 수 없는 분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미셸 페이스트 스타키스트 홍보담당자는 "장진호 전투 참가자들은 대개 90세 이상"이라며 "해마다 이들의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보는 일이 안타깝다"고 했다.
장진호 전투에 참가한 미국 참전용사들은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뷰포트에 본부를 두고 있다. 용사회장을 맡고 있는 워런 H 위드한 대령은 "스타키스트와 동원이 해마다 기념행사에 변함 없이 헌신해 주시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 레스턴에 본사가 있는 수산업 회사 스타키스트사는 2008년 동원그룹이 델몬트 그룹으로부터 이 회사를 인수하기 전부터 참전용사 만찬을 후원해 오고 있다. 회사 앞에 장진호 전투 기념비가 있어 참전용사회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 계기였다. 올해 만찬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힐튼 알링턴 내셔널랜딩 호텔에서 열리는 전국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 재회행사의 일부로 진행됐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