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상장에 나선 HEM파마의 지요셉 대표(사진)가 마이크로바이옴(장 속 미생물) 서비스를 활용해 제약·바이오업계 게임체인저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6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지 대표는 13일 “사람들이 면역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약을 먹기 전 자연 치유가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열망 때문”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을 들여다보면 3년 뒤 건강기록부를 미리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타임머신’ 같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로 건강 예측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건강식품 등의 효능이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을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지 대표의 설명이다. 인삼의 사포닌은 장 속 미생물이 분해해 체내로 흡수된다. 체질이나 식습관에 따라 미생물 수는 달라진다.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충분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HEM파마는 암웨이와 20년 독점 계약을 맺고 2022년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마이랩’을 출시했다. 미국과 일본 출시도 준비 중이다. 서비스를 통해 5만8000건이 넘는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미국 국립보건원(3만 건)보다 많은 세계 최대 규모다.
데이터를 구축할 때도 돈 버는 사업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지 대표의 경영 원칙이다. 그가 유사 바이오기업이나 연구소 대신 암웨이란 글로벌 기업을 선택한 이유다. 선택은 적중했다. 지난해 매출 53억원의 상당액이 마이랩에서 나왔다. 올해는 반기 매출만 55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 대표는 “아시아 처음으로 암웨이와 20년 독점계약을 맺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지속성 있는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을 위한 위탁생산(CMO) 사업도 하고 있다. 지난해 셀트리온이 첫 고객이 됐다. 신약 개발도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우울증 치료제 후보물질 ‘HEMP-001’의 2상 승인을 받았다. 유효성을 확인하면 바로 기술이전하는 게 목표다.
HEM파마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뒀다. 14~18일 수요예측을 한 뒤 24~25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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