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기술 유출 범죄가 지난 5년간 78건에 달하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와 같은 국가 핵심기술 유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술 보안에 비상등이 켜졌다.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기술유출 사건 수는 539건으로 해외 유출이 78건, 국내 유출이 461건으로 집계됐다.
해외 기술유출 범죄는 2020년 17건에서 2021년 9건, 2022년 12건, 2023년 22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는 상반기만 따져도 18건을 기록했다.
유출된 기술별로 살펴보면 2020년에는 총 135건 중 기계가 30건(22.2%), 정보통신 18건(13.3%), 자동차·철도 15건(11.1%)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023년에는 149건 중 기계가 22건(14.7%)으로 줄고 반도체는 14건(9.4%), 디스플레이는 12건(8.05%)으로 늘었다.
국가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은 2020년까지만 각각 2건에 불과했지만 3년만에 반도체는 7배, 디스플레이는 6배 늘어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피해자 유형별로는 79건을 기록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469건으로 비중이 높았다. 유출주체는 내부인 396명 , 외부인 143명으로 내부인이 많았다.
최수진 의원은 “대기업이 10년 넘게 투자해 개발한 로봇청소기 핵심기술이 유출된 이후 10년 만에 로봇청소기 판매 1~3위가 모두 중국 브랜드가 되고 한국산 로봇청소기 중국 수출은 극감했다”며 “급변하는 기술패권 시대에 대응해 기술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국가기술 자산 보호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