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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없는데 라면이나 먹자"…美서 난리난 '안성재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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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젠지'(Gen Z·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들 사이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개량하는 레시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뉴욕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젠지는 원래 빠르고 저렴하게 먹는 음식이었던 인스턴트 라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고 있는 각종 레시피를 통해 '고급 요리'처럼 즐기고 있다.

10일 틱톡에 따르면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hack'과 라면의 합성어인 'Ramenhacks'를 해시태그로 단 게시물은 약 2만2200개에 달한다. 대부분 가스오부시, 마요네즈 등 독특한 토핑을 올리거나, 다진 고기와 옥수수 콘 등으로 독특한 국물맛을 내는 레시피를 다룬 영상들이다.

뉴욕포스트는 "틱톡이 '누들리스트(noodlist) 식민지'로 변하고 있다"며 "한때 돈이 없는 대학생에게만 제공되던 인스턴트 라면은 이제 핫케이크처럼 조리되는 고급 요리가 되었다. 이는 젠지 미식가들이 파와 마요네즈 같은 토핑을 이용해 라면을 즐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젠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스턴트 라면 개량에 빠진 이유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뉴욕의 외식 비용은 전년 대비 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보스턴은 9% 가까이 외식비가 올랐다.

국내의 각종 라면 레시피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뉴욕포스트는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먹는 이른바 '짜파구리'를 설명하며 "'인스턴트 라면 믹스'는 미국 젠지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이미 인스턴트 라면의 혼합이 대중화돼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의 식품 구매 담당인 제이슨 홀트는 "저렴한 저녁 식사로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 인스턴트 라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그러나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이유로 종종 무시당했다"며 이런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 기쁘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흑백 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안성재 셰프의 라면 레시피에 대한 해외에서의 관심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의 '통마늘 라면 레시피'를 공개한 바 있다. 구운 통마늘을 라면 국물에 으깨 넣는 라면 레시피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 인플루언서가 지난 5일 틱톡에 안 셰프를 언급하며 올린 통마늘 라면 레시피 영상은 조회수가 85만 회에 달한다. 해외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에 "마늘 기름이 거의 모든 종류의 국물 맛을 좋게 해준다", "이건 인스턴트 라면이 아니다", "휘저어 먹는 (비빔)라면 레시피보다 훨씬 낫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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