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미래전략의 키워드는 초격차 기술이다. 국내외 경쟁사들과 지속적인 기술 격차를 유지해 지속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친환경 선박의 원천기술 확보다. HD현대는 수소 밸류체인의 구축을 목표로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 중에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4월 제너럴일렉트릭(GE), 플러그파워, SK E&S와의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내에 연 25만t 규모의 블루수소를 생산·유통·활용하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키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블루수소 생산과정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게 운송할 4만㎥급 대용량 액화이산화탄소(LCO2)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건조할 예정이다. 또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월 호주 우드사이드, 현대글로비스, 일본 MOL과 업무협약을 맺고 2030년까지 수소 해상 운송 기술을 개발키로 했다. 지난 5월에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과 액화수소운반선에 대한 공동개발협약(JDA)를 맺었다.
HD현대는 미래 선박 추진연료로 각광받는 원자력, 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원의 원천기술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월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인 테라파워, 서던컴퍼니, 코어파워와 함께 용융염 원자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회를 개최했다. 3월에는 테라파워, 웨스팅하우스 등 7개국 총 11개의 원자력 분야 선도 기업들과 함께 해상 원자력 에너지 협의기구(NEMO)를 공동 설립했다.
NEMO는 향후 국제해사기구, 국제원자력기구와 함께 해상 환경에서의 원자력 배치, 운영 및 해체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표준과 규정을 수립하고 해상 원자력 상용화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HD하이드로젠은 지난달 연료전지 시스템 분야 글로벌 리딩기업인 ‘컨비온’사를 인수, 향후 수소연료전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유럽 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료전지 선도기업인 엘코젠과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HD현대는 암모니아 추진선 독자 기술도 개발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5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국제테크포럼'을 열고, 암모니아 연료의 독성가스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줄이는 친환경 신기술을 선보였다. 암모니아추진선은 탄소 배출이 전혀 없지만, 연료인 암모니아의 독성 위험을 어떻게 안전하게 제거하느냐가 선박 개발의 핵심 이슈였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해당 포럼에서 선박의 안정성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일체형 암모니아 스크러버 기술을 공개했다. 배출되는 암모니아를 두 차례에 걸쳐 흡수, 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차세대 친환경 기술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선박용 대용량 저압 드라이브’ 개발에 성공, 선박 전동화 핵심 장비인 축 발전 시스템의 모든 부품을 자체 기술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HD현대는 AI 기술을 활용한 생산 현장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를 구축한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 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로, HD현대는 작년 12월,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한 바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