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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입어보자" 2030 女 오픈런…한국 레깅스에 푹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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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에 따른 패션업계 불황에도 ‘K레깅스’를 앞세운 국내 애슬레저(일상 운동복) 브랜드들은 잘 나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이후 전 세계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애슬레저가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영향이다. 특히 K애슬레저는 룰루레몬 같은 해외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를 대체할 브랜드로 떠올라 외국인 수요 공략에도 성공했다. 한국 제품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토종 애슬레저 양강(兩强)인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최근 공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는 이들 업체에 주목하는 건 레깅스 등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이다. 자국 애슬레저 기업이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한류 열풍으로 한국 옷에 대한 관심이 쏠린 덕분으로 풀이된다.


젝시믹스는 적극 해외 진출을 추진한 덕에 올해 2분기 눈에 띄는 실적을 올렸다. 젝시믹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뛰었다. 매출도 32% 늘어난 7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젝시믹스의 일본법인(30억원)과 대만법인(20억원) 매출은 각각 50% 넘게 증가했다.

젝시믹스 해외 법인은 핵심 시장인 중국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젝시믹스는 지난달에만 중국 선양과 산둥성, 상하이 등에 4개 매장을 출점했다. 현지 파트너사 YY스포츠의 ‘매장 고급화·대형화 전략’을 택해 4곳 모두 198㎡(약 60평) 규모로 열었다. 중국 내 젝시믹스 매장은 지난 7월 창춘과 톈진, 8월 상하이에 이어 모두 7개로 늘었다. 이들 매장 모두 유명 복합 쇼핑센터에 있거나 관광도시에 위치했다.

젝시믹스는 중국 소비자들에 인지도가 높은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 우기를 앞세운 스타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젝시믹스 운영사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앞으로 적극적인 출점을 통해 중국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일 예정”이라며 “안정적 매장 운영과 품질 높은 제품을 지속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적극적 팝업스토어 오픈으로 20~30대 여성 소비자를 공략한 안다르 인기가 높다. 지난해 1월 안다르가 본격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 7월까지 누적 매출은 130억원에 달한다. 안다르는 일본에 오프라인 매장을 아직 열지 않았다. 팝업만으로 거둔 매출이란 얘기다. 이렇다 보니 현지 백화점들의 입점 제안을 다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다르는 현지 호응에 힘입어 지난 8월7일부터 20일까지 일본 나고야 타카시마야 백화점에 팝업을 열었다. 회사 관계자는 “K레깅스를 입어보겠다며 일본 젊은 여성들이 백화점 ‘오픈런’에 나서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 팝업에서는 앞선 도쿄와 오사카 팝업에서 반응이 좋았던 ‘에어엑스퍼트’가 잘 팔렸다. 에어엑스퍼트는 안다르 A.I.랩(Athleisure Innovation LAB)에서 자체 개발한 소재로 해외 바이어들 주목을 받았다. 덥고 습한 일본 날씨에 최적화된 흡습속건 기능성 제품 ‘뉴 에어리핏’, ‘에어리윈’ 등의 인기가 높았다.

안다르는 일본 외에도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안다르는 지난해 7월 싱가포르에 진출한 지 1년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거뒀다. 현재 오차드거리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싱가포르 2호 매장 개점을 앞두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5월 브랜드 모델로 선정한 배우 전지현을 얼굴로 스타 마케팅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룰루레몬 등 해외에서 잘나가던 브랜드가 고꾸라지며 틈새시장을 노린 K애슬레저 브랜드가 빛을 봤다는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8월25일(현지시간) “룰루레몬의 옷은 색상과 사이즈가 다른 애슬레저 브랜드에 비해 충분하게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최근 고객들이 룰루레몬 신제품 레깅스 핏에 대해 ‘배와 엉덩이를 너무 부각한다’며 불만을 제기하자 해당 제품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룰루레몬과 유사한 가격대지만 색상 선택 폭이 넓고 소재가 뛰어난 대체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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