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최초의 국내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가 유종의 미를 거둘지 관심이 쏠린다. TOP8 셰프와 제작진은 "시리즈의 하이라이트가 내일 공개된다"며 최종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7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 2층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 TOP8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흑백요리사'를 연출한 김학민, 김은지 PD와 TOP8인 최현석(백수저), 트리플 스타(흑수저), 정지선(백수저), 요리하는 돌아이(흑수저), 이모카세 1호(흑수저), 장호준(백수저), 나폴리 맛피아(흑수저), 에드워드 리(백수저) 셰프가 참석했다.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 '흑수저' 셰프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 셰프 '백수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요리사업가 백종원과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모수 서울' 셰프 안성재가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연출을 맡은 김학민, 김은지 PD는 먼저 "뜨거운 관심에 감사드린다"며 "무엇보다 참가하신 셰프님들의 식당에 예약 문의가 쏟아지는 등 요식업계에 큰 바람이 일고 있어서 제작진을 포함해 심사위원, 셰프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이날 간담회의 열기는 취재진들이 빈틈없이 좌석을 가득 메울 정도로 뜨거웠다. 김학민 PD는 "사실 TOP8 기자간담회는 프로그램이 공개되기 전에 기획한 자리였다"며 "만일 프로그램이 망했다면 조용히 없던 일이 됐을 텐데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듣기 좋았던 평가로는 "'끊기 힘들다', '밤샘 주의'와 같은 평가가 좋았다"며 "의도했던 연출이 들어맞은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김은지 PD도 "'엔딩맛집'이라는 평가를 해주시는데, 편집할 때 실제로 대중의 마음으로 영상을 보면서 '어디서 끊어야 시청자분들이 궁금해하실까', '어떤 장면이 가장 시청자를 안달나게 만들까' 고민했다"고 부연했다.
김학민 PD는 심사위원과 관련된 비하인드를 전하면서 "두 분 모두 촬영 당시 (심사 도중) 배가 불러서 힘들어하셨다"면서도 "그런데 백 대표님은 심사를 마치시고 대기실에서 또 도시락을 드시더라. 감명 깊었다"며 웃었다.
프로그램의 인기에는 비판도 따르는 법이다. 두 번 연속의 팀전에서 일부 셰프의 개인 역량이 덜 드러난 점, 심사 규칙에 따른 공정성 논란에 대해 김학민 PD는 "시청자의 반응을 경청하고 있고, 개인전을 바라는 목소리가 큰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아직 시리즈가 완결된 것이 아니니 11, 12화의 개인전을 관심있게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운드마다 흑백수저가 동률로 선발된 것에도 "제작진은 오히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길 바랐다"며 "제작진은 심사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그 부분은 꼭 알아주시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은지 PD는 "각 라운드를 꼼꼼하게 설계했는데 대원칙은 오로지 '맛'이었다"며 "내일 공개될 '무한 요리 지옥'은 창의성을 시험하는 '개인전의 끝'"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특정 장르의 셰프가 돋보이게 하거나, 배제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거듭 설명했다.
TOP8 셰프 "진짜 '지옥' 맛보고 왔다"
'흑백요리사'는 지난달 17일 공개된 이후 2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갤럽의 '9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조사에서도 OTT 예능으로서 사상 첫 1위를 기록했다. 수많은 밈(meme)과 명장면을 만들며 화제의 중심이 된 TOP8 셰프들도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가장 먼저 결승전에 오른 나폴리 맛피아는 "워낙 쟁쟁한 분들만 남아서 내가 먼저 결승에 진출할 줄 몰랐다"며 "세미 파이널인 '무한 요리 지옥' 경연에 참가하지 않고 위에서 지켜봤는데, '저게 진짜 지옥이구나, 먼저 올라와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정지선은 "확실히 우리나라 요식업이 큰 관심을 받은 것이 체감된다"며 "출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흑백대전에서 '시래기 빠스'로 주목받았던 것에 대해서도 "중식 셰프로서 조리법으로 관심을 받으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팀전에서 갈등이 노출된 부분에 대해서는 "함께 참가했던 셰프님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다들 주방을 지휘하시는 분들이라 시행착오가 있던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최현석은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당연히 심사위원인 줄 알았다"고 웃으면서도 "개인적으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시기였어서 경연자로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즌2를 한다고 해도 다시 도전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번 방송 출연을 통해 내가 가는 길이 맞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모카세 1호는 "재래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젊은 분들이 많이 찾아와 주셔서 기쁘다"며 "팀전에서도 내 자리에서 최고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트리플 스타는 '출연자들이 뽑는 우승 후보 1위'에 등극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함께 경연한 셰프님들이 뽑아주신 거라 정말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요즘 레스토랑 예약도 늘고 인증샷 요청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리는 "한국에서 치르는 요리 경연인데 제작진들이 저를 떠올려줬다는 사실 자체로 영광이었다"며 "특별한 경험을 꼭 함께하고 싶었다"며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요리하는 돌아이는 "흑백대전에서 백 대표님이 (심사 도중) '사바용'을 바로 알아보신 부분에서 정말 신기했다"면서 "당시 제 표정이 화제되기도 했는데, 진짜 예상치 못해서 놀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호준은 "시즌2가 제작된다면 흑수저로도 한번 출연해보고 싶다"며 "출연하기까진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와보니 저보다 연배 높은 선배 셰프님들도 계셔서 놀랐다. 스스로 성찰하고 돌아보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출연 소감을 말했다.
"시즌2? 기회 있다면 좋겠다"
'흑백요리사'는 <싱어게인> <슈가맨>으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제작진이 연출을 맡았다.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중에서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만큼, 시즌2 제작 여부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이에 김학민 PD는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그런 기회가 온다면 정말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흑백요리사는 1000평 메인 키친에서 벌어지는 압도적 스케일로 시선을 뗄 수 없는 박진감을 선사했다. 김은지PD는 "지금까지 많은 명장면이 나왔지만 내일 공개될 회차는 반전도 있어 '흑백요리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흑백요리사'의 최종 우승자는 내일인 8일 오후 4시 공개되는 11, 12회에서 밝혀진다. 세미파이널 2차전인 '무한 요리 지옥'과 파이널 경연이 공개될 예정이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