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7일 증시 개장 직후 6만원선을 또 내줬다. 지난 2일 장중 5만9900원을 기록한 이후 2거래일 만이다.
이날 오전 9시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1.16%) 내린 5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5만9500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다음날 발표될 잠정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조7717억원이다. 최근 한달 동안 20.47%가 하향됐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하향되는 것은 ‘어닝 쇼크’의 전조 증상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우려되는 배경은 범용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다. 스마트폰과 PC 출하량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면서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상승 사이클도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전자가 난항을 겪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의 분위기는 여전히 좋다. 이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앞서고 있는 SK하이닉스는 1.67% 상승해 17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현재 삼성전자 주가 수준이 저평가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난 4일 기준 0.99배로 1배 밑으로 떨어져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웃돌면 반등의 실마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들도 이 같은 분석에 동의하는 모양새다. 주가가 크게 흔들린 최근 주식을 매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지난 4일 자사주 3000주를 주당 6만2500원에 사들였다. 매입 금액은 1억8750만원이다.
또한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남석우 제조&기술담당 사장,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등이 지난주 모두 8억7000만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사들인 바 있다.
임원들은 적게는 100주에서 많게는 1만주까지 매입했다. 가장 큰 규모로 담은 사람은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이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3일 자사주 1만주를 주당 7만3900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지난달 매수분의 평가 손실(4일 종가 기준 6만600원)만 1억3300만원에 육박하는 상태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