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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권력 논란과 함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보다 높은 연봉으로 영국 정계를 시끄럽게 했던 수 그레이 총리 비서실장이 6일(현지시간) 사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수 그레이 비서실장이 사임하고 국가와 지역을 위한 총리 특사직으로 자리를 옮긴다고 밝혔다. 그레이 비서실장은 “최근 몇 주 동안 내 직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정부의 중요한 개혁 업무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이러한 이유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FT는 “스타머 총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다우닝 10번가 팀’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며 “취임 100일을 맞는 이번 주에 스타머는 그의 행정부 질서를 회복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 그레이는 보리스 존슨 행정부의 ‘파티 게이트’ 조사를 이끌었던 전직 공무원이다. 지난 7월 총선 이후 노동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레이 실장은 스타머 총리의 최측근 자리를 맡았다. 그레이 실장은 다른 관료들의 총리 면담 보고를 통제하고 고위 관료 임명을 지연시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달 중순에는 스타머 총리가 그레이 실장의 급여를 대폭 인상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판이 더 커졌다. 당시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그레이 실장의 연봉은 총리보다 3000파운드 더 많은 17만 파운드에 달했다. 스타머 총리가 특별 보좌진에 대한 급여 범위를 조정하면서다. 전임 리시 수낵 총리 비서실장의 연봉(14만∼14만5000파운드)보다도 약 20% 많았다.
새 비서실장으로는 총선에서 노동당 선거운동을 책임진 모건 맥스위니 총리실 정치 전략 책임자가 낙점됐다. FT는 노동당 측근을 인용해 “그레이와 맥스위니는 종종 대립했고, 행정부에는 점점 더 적대적인 분위기가 감돌았다”고 전했다.
보수당은 스타머 총리가 행정부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내부 혼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보수당 대변인은 “100일도 채 안 된 스타머의 노동당 정부가 혼란에 빠졌다.
스타머 총리가 스캔들의 중심에 있던 비서실장을 잃게 됐다”며 “이제 남은 유일한 질문은 누가 국가를 이끌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