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가 관광 도시에서 스포츠 도시로의 변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춘천의 세계태권도연맹(World Taekwondo·WT) 본부 건립 사업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것이 그 신호탄이다. 이는 추진 중인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춘천시에 따르면 행안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는 최근 중앙투자심사를 열고 춘천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건립 사업을 의결했다. 이 사업은 총 220억원(국비 70억원, 도비 30억원, 시비 120억원)을 투입해 2028년 말까지 지하 1층~ 지상 4층, 전체 면적 3100㎡ 규모의 본부동을 짓는 것이다. 시는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의회 승인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기획 업무 설계 용역과 공원 조성 계획 등 행정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을 계획이다.
WT는 전 세계 213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으며, 수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WT에서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태권도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춘천 2024 주니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는 15~17세 사이 전 세계 주니어 국가대표 선수들과 임원 등 모두 129개국 1613명(선수 980명, 임원 633명)이 참가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대회 기간 세계태권도연맹 총회 및 집행위원회가 함께 열리는 등 춘천이 세계 태권도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건립의 완공 시점을 앞당기고 각종 숙박시설 및 컨벤션센터 유치를 위해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춘천시는 최근 국제 스피드스케이트장 유치에도 도전장을 냈다. 이를 통해 한국 빙상의 중심 도시라는 영광을 되찾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유치 강점으로 서울에서 춘천까지 1시간 안에 도달 가능한 접근성을 내세우고 있다. 전철과 고속도로 등 교통 기반이 구축돼 있고, 이에 더해 GTX-B 구간 춘천 연장이 확정되면 30분 내 수도권에서 춘천으로 올 수 있다. 또한 송암스포츠타운 일대 6만㎡의 부지를 확보해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시 관계자는 “국제빙상장 춘천 유치는 국가균형발전과 함께 향후 국제빙상스포츠대회 개최를 통해 지역 경제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한체육회의 최근 공모 유보 결정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춘천=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