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대출액이 400조원에 달하는 농어촌 지역 농협·수협·산림조합의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동대출 부실 등으로 연체액이 16조원에 육박하면서다. 농협은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을 사상 처음으로 외부에 매각하기로 했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수협·산림조합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세 개 단위조합의 조합원 상호금융 대출 잔액은 391조449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348조7269억원)에 비해 42조7221억원 늘었다. 올 들어서도 6개월 새 4조원 넘게 증가했다. 대출 잔액은 농협 단위조합이 348조5498억원, 수협 34조1603억원, 산림조합은 8조7389억원이다. 상호금융은 지역 단위조합 차원에서 조합원 간 자금을 융통하는 사업이다.
연체 증가 속도는 더 가파르다. 농협 단위조합 연체율은 2021년 0.88%에서 올 6월 3.81%로 4.3배 뛰었다. 국내 전체 은행의 평균 연체율(0.42%)을 크게 웃돈다. 농협 단위조합에서 최고 연체율은 37.61%에 달했다. 수협 단위조합 연체율은 2021년 1.64%에서 올 6월 6.08%로, 산림조합 단위조합은 같은 기간 1.50%에서 5.63%로 증가했다.
이들 세 기관에서 연체율이 10%를 넘는 단위조합은 농협 72개, 산림조합 19개, 수협 9개 등 총 100곳에 이른다. 전체 대출 잔액 가운데 연체액은 15조8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적자 조합도 상당하다. 작년 말 기준 산림조합은 140곳 중 절반에 가까운 64곳(45.7%)이 적자였다. 수협은 24.4%인 22곳 조합이 적자를 냈다. 농협의 적자 조합은 19곳(1.7%)이었다. 쌓여가는 부실채권 역시 골칫거리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농협 상호금융의 고정이하여신(연체 3개월 이상인 채권)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14조7078억원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만 약 4조원 늘었다.
농협중앙회는 다음달 입찰을 통해 조기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채권을 부실채권 투자 전문기관에 매각할 계획이다.
수협 상호금융의 고정이하여신도 6월 말 2조448억원으로 6개월 만에 6114억원 증가했다. 임 의원은 “농·수협 지역조합의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PF 연관 공동대출 등에 대한 부실채권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공동대출의 부당·부실 심사의 책임 규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원/서형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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