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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도레이 25년 소재 협업…"상식 깬 일상복, 유럽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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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패션위크가 한창이던 지난달 30일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유니클로가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라이프웨어 아트&사이언스’ 전시회를 열었다. 첨단 소재 제조사 도레이와 25년간 협력해 개발한 히트텍, 에어리즘, 퍼프테크 등 독보적인 기능성 소재 의류가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유니클로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아시아를 넘어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유니클로 사옥에 도레이 사무실

유니클로 창립자이자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을 이끄는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이날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에서 “몇 번 입고 마는 옷이 아니라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궁극의 일상복을 제공하는 게 유니클로의 라이프웨어 철학”이라며 “이런 생각이 전 세계, 특히 유럽 고객으로부터 많은 지지와 공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국적,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 유니클로 라이프웨어의 성과는 1926년 설립된 도레이와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야나이 회장은 “양사의 파트너십 이후 의류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바꾸는 새로운 유형의 옷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1999년 협력을 시작해 2006년에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일본 도쿄 유니클로 사옥 내에 도레이를 위한 사무실이 별도로 있을 정도로 소통이 이뤄진다.


유니클로의 ‘히트작’은 대부분 도레이와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2003년 탄생한 발열내의 히트텍, 2009년 울트라라이트다운, 2012년 에어리즘, 그리고 지난해 출시된 고성능 아우터인 퍼프테크가 대표적이다. 야나이 회장은 “신소재 개발부터 생산·유통, 마케팅, 제품 업그레이드까지 모든 과정에서 협력한다”며 “우리와 같은 성공적인 파트너십은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고한 협력을 증명하듯 이날 행사에는 오야 미쓰오 도레이 사장이 등장했다. 이례적으로 패션 브랜드 행사에 협력업체 대표가 참석한 것이다. 오야 사장은 “유니클로의 상품 기획 능력과 도레이의 기술·제조 역량을 결합해 라이프웨어를 만들어왔다”며 “첨단기술을 통해 라이프웨어 진화를 지원하는 데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라·H&M 등 경쟁사와 다른 전략
유니클로는 경쟁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와는 정반대 전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유행에 맞춰 다양한 디자인을 빠르게 내놓는 자라, H&M 등과 달리 유니클로는 단순한 디자인의 기능성 제품을 앞세운다. 트렌드를 무작정 좇기보다는 오래 입는 편안한 옷으로 고객 일상에 침투하겠다는 것이다. 가쓰다 유키히로 유니클로 연구개발(R&D) 총괄은 “유니클로와 경쟁사는 패션에 대한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며 “자라와 H&M은 패스트패션과 트렌드에 중점을 두지만 유니클로는 심플한 디자인의 옷으로 고객이 각자 개성을 표현하게끔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유니클로가 디자인을 등한시하는 건 아니다. 유니클로는 도쿄, 파리, 미국 뉴욕, 영국 런던에 R&D 조직을 두고 단순하지만 모두에게 소구할 수 있는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2009년 질샌더를 시작으로 JW앤더슨, 르메르 등 해외 럭셔리 브랜드와 꾸준히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기획하는 이유다. 지난달엔 지방시 출신 유명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유니클로는 전체 매출의 약 70%가 나오는 일본,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을 넘어 유럽과 북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쓰다 총괄은 “유럽은 한국, 미국 등과 함께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적절한 곳에 매장을 늘려 외형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이탈리아 밀라노·로마, 프랑스 니스, 영국 에든버러 등에 10개 대형점을 연 유니클로는 유럽에서 7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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