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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 결별 수순…최윤범家, 영풍 주식 300억어치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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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0월 04일 18: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가 경영권 분쟁을 겪은 뒤부터 영풍 주식을 줄매각하고 있다. 이틀 동안 300억원어치나 처분했다. 경영권 방어자금으로 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최윤범 회장 등 최 회장 일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영풍 주식 7만9300주를 298억원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37만6597원이다. 지난 2일 영풍 종가(34만5000원)보다 9.15% 높은 가격이다.

고려아연과 영풍 등 영풍그룹은 황해도 출신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동업해 세운 회사다. 이들의 후손인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와 최 회장 일가는 영풍과 고려아연 그룹 계열사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영풍의 경우 장 고문 일가가 지분 52.62%를 보유 중이다. 최 회장 일가는 17.81%(영풍정밀 보유 지분 포함)를 쥐고 있다.

영풍은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는 업체다. 하지만 석포제련소가 환경 문제에 휘말리고 안전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조업이 중단됐다. 그만큼 적자도 불어나 지난해 영업손실로 1698억원을 기록했다.

고려아연을 놓고 최윤범 회장 일가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영풍 지분의 전략적 가치는 거의 없다. 영풍의 기업가치가 향상될 재료도 없다. 최 회장 일가가 영풍 주식을 매각하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전량 처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영풍 주가도 하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이 회사 주가는 경영 분쟁이 불거진 지난달 20일 장중에 64만9000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내림세를 보이면서 지난 4일 34만까지 폭락했다.

처분한 자금으로 경영권 방어 실탄에 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이 자금으로 고려아연 자사주를 사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 만큼 자본시장법상 최씨 일가의 자사주 매입은 금지돼서다. 자본시장법은 공개매수 기간에 주가조작 가능성 등을 막기 위해 공개매수자(고려아연)의 특별관계자(최 회자 일가)가 공개매수가 아닌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최 회장 일가가 영풍정밀 지배력 강화에 이 자금을 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분쟁의 '캐스팅 보트'로 떠올랐다. 이 회사 지분을 차지하기 위해 양측은 각각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제리코파트너스라는 가족회사를 통해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최 회장 일가가 영풍 매각자금을 바탕으로 제리코파트너스에 출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금을 확보한 제리코파트너스가 앞으로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더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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