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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미국發 공급망 위기…'유가 100弗' 대비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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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악화와 미국 동부 항만 노조 파업이 국제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 원유 생산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유가가 사흘 연속 올랐다. 미국에서는 화물 선적이 중단돼 커피, 소고기 등 원자재 가격이 뛰고 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만기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1.34% 오른 배럴당 71.04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원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반영됐다. WTI 가격은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국경을 넘은 지 사흘 만에 4.2% 올랐다.

중동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시장은 ‘유가 100달러’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ING그룹에 따르면 2일 국제 옵션시장에서 12월 만기 브렌트유를 배럴당 100달러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거래량은 전 거래일의 네 배인 5200만 배럴로 늘었다.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가 지금보다 배럴당 최대 28달러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동부 항만 파업 여파로 컨테이너선 하역이 중단돼 식자재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최대 커피 수입업체의 한 무역업자는 “컨테이너 약 40개가 이동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며 “미국 창고에 보관된 커피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커피를 하와이, 푸에르토리코에서 선박으로 가져오거나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고 있다.

식자재 수입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최근 3년간 가뭄이 들어 소 사육을 줄이고 소고기 수입을 대폭 늘렸다. 올해 상반기 호주산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밥 추디 소고기 수입 컨설턴트는 “파업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패스트푸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냉동 수산물·닭고기, 바나나 수입 업체도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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