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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戰부터 완판…'가을야구' 최다 매진 역사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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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문턱을 넘어선 한국 프로야구가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규리그 4위와 5위가 벌이는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날부터 매진 행렬이다.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첫날 경기는 단 한 좌석도 남기지 않고 모두 팔렸다. 이튿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3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KT-두산의 와일드카드 1차전 2만2750장이 매진된 데 이어 2차전 또한 오전에 완판됐다. 전날 1차전에서 KT의 승리로 갑작스럽게 성사된 경기인데도 일찌감치 매진돼 프로야구 열기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KBO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가장 뜨거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KBO에 따르면 정규리그는 총관중 1088만7705명으로 마무리됐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17년 840만688명을 훌쩍 넘은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이다.

경기당 평균 관중도 ‘마의 고지’일 것 같던 1만5000명을 넘어섰다. 정규시즌 720경기의 평균 관중은 1만5122명으로 기존 최고 기록인 2012시즌 1만3451명을 12년 만에 새로 썼다. 프로야구 인기가 특정 구단이 아니라 전체 리그로 퍼졌다는 의미다.

프로야구 인기는 최악의 폭염에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프로야구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20·30대 여성은 KBO 흥행의 주역이다. 적극적으로 문화 생활을 향유하고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는 팬층의 등장은 매진 행렬로 이어졌다.

2024시즌 정규리그는 총 720경기 중 221경기가 매진돼 종전 최다 매진 기록인 2012년 113경기의 두 배에 육박하는 새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단단한 고정 팬층을 보유한 KIA 타이거즈의 선전, 5위 결정전이 열릴 정도로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진 순위 싸움도 흥행 호재로 작용했다.

서울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둔 LG 트윈스는 역대 최다인 139만7499명의 관중을 불러들여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새 주인공이 됐다. 여기에 삼성 라이온즈, 두산, KIA, 롯데 자이언츠, SSG 랜더스도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선수들은 풍성한 기록으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레이예스(롯데)는 1일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안타 두 개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KIA 정규시즌 우승 주역 김도영은 ‘신기록 제조기’였다. 리그 최초로 한 달(4월)간 10홈런-10도루 달성, 최연소 30홈런-30도루, 최다 득점 신기록(143득점), 사이클링 히트 등을 쓴 데 이어 지난달 23일 삼성전에서 시즌 38호 홈런을 기록했다. 40홈런-40도루 대기록은 아쉽게 놓쳤지만 141경기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 143득점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통산 최다 홈런(495홈런)을 써낸 최정(SSG), 통산 최다 안타(2505안타)를 기록한 손아섭(NC)도 올 시즌을 빛낸 주역이다.

와일드카드 2차전이 열린 이날도 오후 2시 경기 시작을 앞두고 오전 일찍부터 서울 잠실구장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인 두산, KT뿐 아니라 SSG, LG 등 다른 구단 유니폼과 점퍼를 입은 팬들까지 모여 열기를 더했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두 경기가 모두 매진되면서 201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포스트시즌 전 경기 매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올해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는 정규시즌 3위(76승2무66패) LG가 선착했다.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로 직행한 2위(78승2무64패) 삼성,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를 기다리는 1위(87승2무55패) KIA까지 모두 인기 구단인 만큼 남은 가을야구에서도 역대 최고의 티켓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가 두 경기를 모두 이겨 두산을 밀어내고 5일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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