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2일 14:5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캐피탈이 목동 옛 KT 부지 브릿지론 1000억원어치를 인수한다. 자본 확충에 나서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집행에 조금씩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목동 옛 KT 부지 브릿지론 선순위 약 1000억원을 한투캐피탈에 셀다운(재매각) 했다. 키움증권이 지난 8월 선순위 3600억원, 후순위 2500억원 등 총 6100억원을 단독 인수한 브릿지론이다. 이중 선순위 브릿지론의 경우 다른 기관투자가에 매각하는 셀다운을 진행하고 있다.
한투캐피탈이 선순위 대출채권 인수에 나선 것은 이 부지 개발 사업이 유망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사업장은 양천구 목동 924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48층 규모의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기존 KT전산센터를 철거 후 조만간 시공사를 선정해 내년쯤 본 PF로 전환할 예정이다. 시공사로는 삼성물산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울 핵심 주거지역의 대형 개발 사업이지만 PF 자금 경색 여파로 사업이 진척되지 못해 왔다. 신세계건설이 시공사로 나섰으나 본 PF 전환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동산 개발 사업은 브릿지론을 거쳐 부지 매입과 인허가를 밟은 뒤 시공사를 선정하고 본 PF를 조달해 착공 및 준공으로 이어진다. 대다수 브릿지론 사업장은 리스크가 큰 초입 단계라 PF 경색 사태 이후 본 PF로 넘어가기 어려웠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한투캐피탈은 지난 8월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자본 확충을 기반으로 우량한 PF 사업장 대출에 조금씩 나서고 있다. 한투캐피탈은 PF 경색 이후 꾸준히 자본을 늘려나가는 캐피털사로 꼽힌다. 지난해엔 두 차례에 걸쳐 4400억원, 800억원 등 총 5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수혈을 받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캐피탈의 부동산 PF 자산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1조1339억원으로 자산의 22.6%를 차지한다. 캐피털 산업 평균 PF 비중(15.4%) 대비 7.2%포인트 높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